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출범 ‘초읽기’에 돌입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 등 국가기관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치 반대 세력을 상대로 한 조작 수사·기소 의혹이 수사 대상입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사건 등 수사선상에 오른 게 대부분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인데다, 명칭조차 ‘조작기소’로 범죄라고 단정하고 있어 수사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8일 정치계에 따르면 국회는 6일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168명 중 찬성 167명, 반대 1명으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조작기소 특검법)’을 가결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이에 따라 파견 검사·수사관, 특별수사관 등 최대 309명 규모의 특검이 출범합니다. 수사 기간은 최장 200일로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국정원·감사원 등 국가기관이 야당이던 민주당과 정치적 반대 세력을 상대로 조작 수사·기소를 벌였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시작됩니다.
현 정부 들어 7번째 특검 출범이 ‘초읽기’에 돌입한 셈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우려가 앞서고 있습니다. 수사 대상 대부분이 이 대통령과 관련된 수사라 ‘살아있는 권력에 흔들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다’는 특검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조작기소 특검의 수사 대상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인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관련 배임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김진성씨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성남FC 후원 관련 물 사건 등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에 대한 부분입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격과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기밀 유출 사건 등도 포함됐습니다. 게다가 이들 사건을 수사할 특검을 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돼 ‘이해충돌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작기소 특검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법 시행일로부터 2일 이내에 1명의 특별검사를 임명할 것을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요청을 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1명의 특검을 임명하기 위한 후보자 추천을 국회법 제33조에 따라 모든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중 의석수가 가장 많은 단체에 서면으로 의뢰해야 합니다. 이후 해당 단체는 의뢰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후보군을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이들 가운데 1명을 최종 임명합니다.
차진아 고려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작기소 특검은 이 대통령과 연관된 사건을 수사한다는 점에서 (현 정권이) 파견 검사·수사관 등을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며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데 있어 인사권자의 영향력 행사 탓에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임명한다는 특검의 본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보완수사권을 비롯해 수사 권한 100%가 제한된 공소청 검사를 파견받아 수사를 하게 하는 건 개정된 형사소송법에도 맞지 않다”며 “검찰청 폐지에 따라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나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들 사건 수사를 맡기지 않는 건 이들 사정 기관이 부패했다는 점을 자백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공소 취소 조항을 삭제한 데 대해서는 “형소법을 개정하면서 공소 취소 사유를 매우 불명확하고 포괄적으로 조정했다”며 “권력자 입맛에 맞게 마음대로 공소 취소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조항을 넣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작기소 특검 결과를 근간으로 개정 형소법에 따라 공소 취소를 추진할 수 있는 만큼 해당 조항을 삭제했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개정 형소법에 따라선 특검이라는 명칭 자체가 있으면 안 된다”며 “공소청 검사가 수사하는 자체가 위헌으로 적법절차나 체계 정당성 자체를 무시한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특검 수사 자체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일부 사건의 경우 이미 법원 판결이 내려진 상황인데다, 수사의 진두지휘하는 특검 자체를 사건의 핵심에 있는 이 대통령이 선임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유죄가 이미 선고되거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특검이 수사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사건에 관련자가 수사를 이끌 특검을 임명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이름조차 ‘이미 죄가 있다’는 식으로 단정적으로 만들었다”며 “수사를 편향적으로 한다고 검찰청을 없애고는 다시 (공소청) 검사를 불러 수사한다는 것도 맞지 않다”고 강조습니다. 이어 “기소는 판단의 영역”이라며 “증거에 따라 사법부가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결론을 내리는 건데, 이 과정 자체를 범죄로 보고 수사한다는 자체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