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억 원 규모의 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감독책임을 물어 삼성증권 전 임원에게 내린 감봉 3개월 상당의 제재를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유사 사건들과의 형평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제재라는 취지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전 삼성증권 임원 A씨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금융투자업자 퇴직직원 조치 통보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삼성증권은 2019년 6~8월 ‘삼성신탁 TA아시아무역금융펀드 3종’을 전문투자자 10명에게 총 11건, 232억 원 상당 판매했다.
그러나 투자 권유 과정에서 원금 회수가 확실하다고 오인할 만한 내용을 있었던 점이 나타났고,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에 대한 수시검사를 실시한 뒤 해당 행위가 구 자본시장법상 부당권유 금지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 사전통지 절차를 거쳐 같은 해 5월 삼성증권에 A씨의 감독책임을 물어 감봉 3개월 상당의 조치를 통보했다.
A씨는 해당 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감봉 3개월 상당의 제재가 법령상 명시된 감경사유를 무시한 데다 유사 사건과 비교해 형평성을 잃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위반 규모가 더 크거나 피해 양상이 다른 유사 사건의 감독자들과 A씨에게 동일한 제재를 내린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한투자증권(63건·473억 원), KB증권(31건·167억 원), NH투자증권(1888건·6974억 원)의 감독자들에게도 감봉 3개월 상당의 제재가 내려진 점에 주목했다. 특히 이들 증권사의 경우 피해자가 모두 일반투자자였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모두 전문투자자였고, 삼성증권도 기관경고만 받았다”며 “A씨를 다른 사건의 감독자와 동일하게 양정한 것은 각 규정에 의한 참작사유 등 양정요소를 적절하게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이 피해자 10명 중 9명에게 배상금을 지급한 사실을 감경사유로 고려하지 않은 점도 짚었다.
아울러 A씨가 입게 될 불이익도 크다고 봤다. 감봉 3개월 상당의 제재가 확정되면 A씨는 3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중대하게 제한되는 반면, 피해회복 정도와 위반행위 이후 약 5년 9개월이 지난 점 등을 고려하면 더 가벼운 제재로도 공익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분에 고려해야 할 감경사유인 투자자 수, 손실규모, 사고금액 규모 등 여러 사유를 빠짐없이 고려했다거나 제대로 고려했다고 볼 수 없다”며 “처분으로 달성되는 공익과 그로 인해 A씨가 입을 불이익을 비례적으로 형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