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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50일 된 아기의 울음소리까지 자제해 달라는 이웃의 항의가 등장할 만큼 층간소음 갈등이 일상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최근 3년간 관련 상담만 10만 건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등의 층간소음 차단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3년간 층간소음 상담 10만 건…‘발망치’가 가장 많아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상담은 총 10만2124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 3만6435건, 2024년 3만3027건, 2025년 3만2662건으로 매년 3만 건 넘는 상담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전화 상담이 8만8660건으로 전체의 약 87%를 차지했다.
가장 많이 접수된 소음 유형은 이른바 ‘발망치’로 불리는 뛰거나 걷는 소리였다. 3년간 1만5254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특히 망치 소리와 관련한 민원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23년 729건이던 상담은 지난해 1223건으로 약 67.8%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공사 소음이 아니라 윗집의 소음에 항의하거나 보복하기 위해 벽과 천장을 두드리는 행위가 늘어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층간소음이 이웃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어난 지 50일인데 울지 말라니”…부모의 하소연
층간소음을 둘러싼 갈등은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로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아파트 신생아 울음소리 항의 대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생후 50일 된 아기를 키운다는 작성자 A씨는 최근 이웃으로부터 “아기 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러우니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메모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아기는 오후 5~7시 사이 약 30분간 크게 울지만, 오후 7~8시부터 잠들어 밤에는 비교적 조용하다. 아침에도 20분가량 울고, 그 밖에는 분유를 달라며 1~2분 정도 우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A씨는 “내가 울리고 싶어서 우는 것도 아니고, 자제한다고 자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사를 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이웃집으로 전달되는 것을 줄일 방음 방법이나 기기가 있는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신생아 울음을 어떻게 자제시키느냐”, “아기가 우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항의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화장실 문을 닫거나 아기방과 가구의 배치를 바꿔 소음 전달을 줄여보라는 현실적인 조언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저 또한 아이들을 키우며 매트와 덧신을 챙기며 조심했던 기억이 있고, 반대로 윗집 소음으로 고통받은 경험도 있다”며 “이는 개인의 매너를 넘어 국가가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층간소음을 잡는 것은 국민의 쾌적한 주거권을 보장하는 일이며, 이는 마치 한국인이 노벨 평화상에 도전하는 것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세대·오피스텔 소음 기준 강화…정부 “주거환경 개선”
이처럼 층간소음 문제가 계속되자 정부도 건축물의 소음 차단 성능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6일 다세대주택과 30세대 미만 공동주택, 오피스텔 등을 대상으로 바닥충격음 차단 기준을 강화하는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의견 수렴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다.
그동안 건축법 적용 건축물은 주택법 적용 공동주택보다 바닥충격음 차단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했다.
이번 개정안은 중량충격음 기준을 기존 50데시벨(dB) 이하에서 49dB 이하로, 경량충격음은 58dB 이하에서 49dB 이하로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가벼운 물체가 바닥에 부딪힐 때 발생하는 경량충격음의 허용 기준이 9dB 낮아진다.
정부는 강화된 기준에 맞는 표준바닥구조를 새로 마련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의 품질과 시공관리 기준도 정비할 계획이다.
건축주의 부담을 고려해 성능시험 등을 거쳐 인정받는 ‘인정바닥구조’와 고시된 기준에 따라 시공하는 ‘표준바닥구조’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현행 방식은 유지한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바닥을 통해 전달되는 충격음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아기 울음소리처럼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소음까지 직접 해결하는 대책은 아니다.
이진철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바닥충격음에 취약하던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등의 주거환경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희정 의원 역시 층간소음 문제를 개인의 배려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월 관련 통계를 공개하며 “이는 개인의 매너를 넘어 국가가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