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퇴마사와 K팝 아이돌을 결합해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이어 이번에는 의대 진학 대신 아이돌의 꿈을 좇는 소녀가 글로벌 관객을 찾는다.
제임스 신 하이브 아메리카 영화·TV 부문 사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고 있는 ‘U-KNOCK 2026 in USA’에서 내년 개봉 예정작인 ‘K팝: 더 데뷔(K-Pop: The Debut)’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 작품은 딸이 의사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와 몰래 K팝 아이돌 오디션에 도전하는 딸의 이야기를 그렸다. 유지태와 강소라, 에릭 남, 성준 등 한국 배우에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와 아일릿(ILLIT)까지 합류해 기대감을 높인다.
‘케데헌’과 ‘K팝: 더 데뷔’는 K팝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케데헌’이 걸그룹 헌트릭스를 주인공으로 아이돌과 무당, 퇴마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결합했다면 ‘K팝: 더 데뷔’는 아이돌을 꿈꾸는 소녀의 도전과 이민자 가정의 세대 간 갈등을 전면에 내세운다. K팝의 화려한 무대 뒤에 있는 꿈과 가족의 이야기를 할리우드 영화로 풀어낸 것이다.
영화는 LA 코리아타운에 사는 이민자 가정의 부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배우 유지태가 딸의 아버지 역을 맡았다. 딸이 당연히 의대에 진학할 것으로 믿는 아버지와 달리 딸은 몰래 K팝 아이돌 오디션에 참가한다. 딸 역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데헌’에서 조이의 목소리를 연기한 유지영이 맡았다. ‘케데헌’에 참여했던 배우가 이번에는 실사 K팝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선다는 점도 흥미롭다.
출연진도 눈길을 끈다. 에릭 남과 강소라, 성준 등이 합류했으며 실제 K팝 아티스트들도 영화에 등장한다.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와 아일릿이 출연해 K팝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더한다. 신 사장은 “K팝 오리지널 음악이 대거 들어가고 카메오도 상당히 많다”며 “K팝 레전드들도 등장한다”고 귀띔했다. 구체적인 카메오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실제 K팝 스타들의 참여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제작 방식도 특별하다. 신 사장은 “메이저 스튜디오 영화로는 처음으로 100% 서울에서 촬영했다”고 강조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제작·배급 시스템과 한국의 촬영 환경, K팝 산업이 결합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배급은 파라마운트가 맡아 2027년 2월 전 세계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며, 예고편도 몇 주 안에 공개된다.
이 작품은 오랜 기다림 끝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신 사장이 처음 작품을 접한 것은 2018년이다. 당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성공으로 아시아계 배우들이 주연을 맡는 할리우드 상업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기였다. 그는 전원 아시아계 출연진을 내세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스튜디오 네 곳과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였다. 그 사이 K팝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신 사장은 “그동안 BTS와 블랙핑크 같은 일들이 벌어졌고, 덕분에 이 프로젝트는 더욱 강력해졌다”고 말했다. K팝이 세계적인 음악 장르로 자리 잡으면서 영화의 시장성과 글로벌 관객의 관심도 한층 커졌다는 의미다.
신 사장은 ‘K팝: 더 데뷔’ 외에도 한국 콘텐츠의 할리우드 진출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TV 시리즈가 제작 승인을 받았으며, 마동석 주연 영화 ‘악인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도 제작 승인 단계에 올랐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