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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안 돼 창업했는데…사장님 늘어도 상가는 ‘텅텅’

05.11.2026 1분 읽기

4일 세종시 나성동의 복합상업시설 ‘어반아트리움’. 정부세종청사와 가까운 세종의 대표 번화가지만 상가 통로 곳곳에는 빈 점포가 줄지어 있었다.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1층 점포 유리창에도 부동산 중개업소가 붙여 놓은 임대·매매 안내문이 대여섯 장씩 나붙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오 모(62) 씨는 “공실 상가 건물이 경매에 들어가면 6억 원짜리가 1억 원에 낙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취업난에 밀려 창업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정작 상가는 비어가고 있다. 4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는 578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567만5000명)보다 10만9000명 늘었다. 2023년 8월 578만4000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수는 이후 2년 연속 감소하다 올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청년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5~29세 자영업자는 16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7000명(19.4%) 늘었다. 이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2만4000명 증가해 전체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30대 자영업자도 지난해 65만명에서 올해 70만명으로 7.7% 증가했다.

신규 자영업자들의 창업 동기를 보면 취업난의 영향이 뚜렷하다.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가운데 ‘임금근로자로 취업이 어려워서’ 창업했다는 응답은 21.7%로 전년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자영업자 5명 중 1명 이상이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한 셈이다. 반면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 창업했다는 응답은 70.8%로 1년 새 3.0%포인트 하락했다.

창업 전 일자리 경험이 없었던 경우도 늘었다. 창업 직전 일자리 경험이 없었다는 응답은 19.3%로 전년보다 3.0%포인트 상승했다. 직장 생활이나 사업 경험을 쌓지 못한 채 곧바로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창업에 투입하는 자금과 준비기간도 넉넉하지 않았다. 신규 자영업자의 최초 사업자금이 5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은 35.2%로 가장 많았다. 전년(31.9%)보다 3.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사업 준비기간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이라는 응답도 47.0%에 달했다. 충분한 자본과 준비 없이 시장에 진입하는 창업자가 늘면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창업자가 늘어나는 것과 달리 상가 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폐업과 소비 위축 등이 맞물리면서 비어 있는 점포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일반상가 공실률은 13.36%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울산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공실률이 상승했다.

상가 1층마저 공실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2분기 전국 1층 상가 공실률은 6.68%로 전년 동기(4.79%)보다 1.89%포인트 높아졌다.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접근성이 좋은 1층 상가까지 빈 점포가 늘면서 상권 전반의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인들은 그나마 문을 연 가게도 지키기 버겁다고 입을 모았다. 매출이 줄어드는 사이 대출 이자 부담은 커지면서 상인에게 돌아가는 몫이 더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세종시에서 5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가게를 차리더라도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소비력이 안 나온다”며 “월세도 갈수록 오르고 이자도 더 나가는데 손님이 끊길까 봐 메뉴값은 쉽게 못 올린다”고 토로했다.

소비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오프라인 상권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상품 거래액 비중은 30.3%로 전년 동월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온라인 생활용품 거래액은 5.3%, 음·식료품은 8.1% 늘었다. 배달음식 주문을 뜻하는 음식서비스 거래액도 8.9% 증가한 3조 8945억 원에 달했다. 문제는 장을 보거나 식사하러 거리에 나설 필요가 줄면 인근의 다른 매장에 들르는 연계 소비도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배달 주문이 음식점 매출을 보완하더라도 주변 점포로 발길을 이어주는 효과까지 대신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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