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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점심값이 4만원에 육박하고 식당 폐업이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 외식업계의 위기가 한국에도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음식점들의 폐업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음식점 14만곳 폐업…20년 넘은 노포도 역대 최다
국세청이 지난 7월 공개한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음식업 폐업 사업자는 14만2557명으로 신규 창업자(13만114명)보다 1만2443명 많았다.
음식업 가동사업자는 전년보다 1.9% 감소한 79만8969명으로, 80만명 선 아래로 내려갔다. 신규 창업도 전년 대비 13.6% 줄어 비교 가능한 2011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식당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5년 이상 운영하다 폐업한 음식점은 4만1659곳으로 2007년 이후 최대였다. 20년 이상 영업한 음식점도 2797곳이 문을 닫아 역대 가장 많았다. 2021년(1738곳)과 비교하면 61% 증가한 수치다.
전체 업종에서도 경영난이 뚜렷하다.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는 97만5681명이었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49만1966명(50.4%)이 사업 부진을 폐업 사유로 신고했다.
빚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95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연체액은 22조3000억원, 연체율은 2.04%로 집계됐다.
“뉴욕 점심 한 끼 2만~4만원”…식당 줄폐업 이어져
미국 외식업계에서도 비슷한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외식산업 조사기관 테크노믹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 독립 레스토랑은 41만2498곳으로 전년보다 약 9500곳(2.3%) 순감소했다. 올해도 폐업이 이어져 외식업 데이터 업체 레스토랑데이터가 집계한 상반기 미국 식당 폐업 건수는 체인점을 포함해 7593곳에 달했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교양이를 부탁해’에 출연한 김한송 뉴욕 핸썸라이스 대표는 뉴욕 직장인들의 점심값이 한 끼에 약 2만~4만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현지 샐러드 전문점 ‘스윗그린’의 기본 메뉴는 15달러(약 2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토핑과 음료, 세금, 팁 등을 더하면 20달러를 훌쩍 넘는다. 일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 30달러까지 지출해야 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들에게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직격탄이 됐다. 햄버거와 미트볼에 사용하는 간 소고기 가격은 과거 파운드당 3.5~4달러 수준에서 거의 두 배로 올랐다는 설명이다. 가뭄과 이상기온으로 사료 가격이 상승하고 소 사육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브라질의 기후 문제로 커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원두 가격도 뛰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에 따른 이민자 노동력 확보 어려움까지 겹쳤다.
김 대표는 “식재료 비용과 인건비 두 가지가 모두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위기, 한국도 올 것”…고급·저가 식당만 살아남나
김 대표는 외식비 상승이 소비자들의 지출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들이 무조건 외식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고급 식당이나 가격 부담이 적은 패스트푸드점에 선택적으로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들은 돈을 쓰지 않는 게 아니다. 본인이 어디에 돈을 쓸 건지를 판단하고 돈을 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가격 경쟁력도 뚜렷한 차별성도 갖추지 못한 중간 가격대 식당은 고객을 확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나타나는 외식 물가 상승과 소비 양극화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앞서 나가면 사실 그 여파가 한국으로 오는 걸로 저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경쟁력을 갖출 식당의 조건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메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제시했다. 메뉴 수를 줄이거나 동일한 식재료를 여러 메뉴에 활용하는 등 원가와 인력 부담을 낮추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