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다른 소화기 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최근 공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0%로 주요 암종 가운데 가장 낮다.
전체 환자의 43.3%는 다른 장기로 번진 원격전이 단계에서 진단됐고, 이 경우 생존율은 2.4%에 그쳤다. 반면 암이 췌장 안에 머문 국한 단계에서 발견되면 47.8%로 올라간다. 발견 시점이 예후를 가르는 구조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외 암 연구기관이 공통으로 지목하는 췌장 이상 신호는 네 가지다. 윗배에서 등으로 번지는 통증, 지방식 이후 심해지는 소화불량, 소변과 대변의 색 변화, 갑작스러운 당뇨 발병이다.
종양이 주변 신경과 담관 소화효소 분비 기능을 차례로 침범하면서 나타나는 변화다. 증상이 반복되면 소화기내과나 간담췌외과에서 영상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는 췌장 몸통과 꼬리에 암이 생기면 윗배에서 시작해 옆구리나 등으로 퍼지는 통증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종양이 신경과 장기를 누르면서 둔하거나 욱신거리는 통증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자세를 바꿔도 가라앉지 않는 통증이 이어진다면 원인 확인이 필요하다.
식후 더부룩함과 메스꺼움도 단서다. 미국암학회는 종양이 위 출구 쪽을 누르면 음식물 통과가 막혀 구토와 식후 악화되는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췌장은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를 분비하는 기관이어서 기능이 떨어지면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증상이 두드러진다.
담관이 종양에 막히면 담즙이 몸에 쌓인다. 담즙 주성분인 빌리루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소변은 진한 갈색을 띠고 대변은 색이 옅어지거나 회색에 가까워진다. 피부와 눈 흰자가 노래지는 황달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담즙이 장으로 내려가지 못해 지방 흡수가 막히면 기름진 변이 물에 뜨는 지방변이 생긴다.
혈당 변화도 신호로 꼽힌다. 메이오클리닉 연구진이 2005년 학술지 ‘소화기학(Gastroenter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50세 이후 당뇨병 진단 기준을 처음 충족한 사람의 약 1%가 3년 안에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2018년 후속 연구에서도 1561명 가운데 16명(1.0%)이 같은 경로를 보였다. 혈당 관리에 문제가 없던 사람에게 갈증 공복감 잦은 배뇨가 나타나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진단에는 복부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내시경 초음파가 쓰인다. 암이 주요 동맥에 닿지 않고 정맥 침범도 없으면 완전 절제를 목표로 수술한다. 혈관을 일부 침범했다면 항암화학요법으로 범위를 줄인 뒤 절제한다. 간 복막 폐로 전이된 경우 전신 항암화학요법과 통증 조절 영양관리로 생존 기간 연장을 꾀한다.
예방의 핵심은 금연이다. 국제췌장암사례대조컨소시엄(PanC4)이 환자 6507명과 대조군 1만 2890명을 분석해 2012년 ‘종양학 연보(Annals of Oncology)’에 실은 결과를 보면 현재 흡연자의 췌장암 위험은 비흡연자의 2.2배로 추정됐다. 하루 35개비 이상 피우는 경우 3.4배로 높아졌다. 금연 후 20년이 지나면 위험도는 비흡연자 수준으로 돌아왔다. 붉은 고기 가공육 가당 음료 초가공식품 섭취는 줄이고 과일 채소 통곡물 섭취와 체중 관리를 병행할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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