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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미제 피의자 1670명 늘었지만…법 개정 늦어져 수사체계 삐걱

01.11.2026

올 들어 8개월 만에 밀수·투약 등 마약 사건의 미제 피의자가 1600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마약 밀수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수사·기소 분리로 출범한 새 형사사법체제에서 수사 근거를 정비하기 위한 법률 개정마저 지연되면서 마약 범죄 대응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공소청에 따르면 올 8월 말 기준 마약 사건 미제 피의자는 4887명으로 지난해 말(3217명)보다 1670명 증가했다. 마약 사건 미제 피의자는 2021년 1397명에서 2022년 1843명, 2023년 2646명으로 각각 446명, 803명 늘었다. 2024년에는 2412명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는 불과 8개월 만에 1600명 넘게 불어나면서 5000명에 육박했다.

미제 피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마약 범죄 자체도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의 마약류 월간 동향에 따르면 올 1~7월 밀수·투약·밀매 등 혐의로 단속된 마약사범은 1만 435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3701명)보다 4.8% 증가했다. 구속된 피의자도 1850명에 달했다. 특히 마약 밀수 사범은 지난해 970명에서 올해 1290명으로 33.0% 급증했다.

문제는 마약 범죄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핵심 수사 기법의 법적 근거를 정비하는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약 밀수 조직을 추적하는 데 활용되는 ‘통제배달’이다. 통제배달은 밀반입된 마약류를 수사기관의 감시 아래 의도적으로 이동시켜 수취인과 유통 조직을 추적·검거하는 수사 기법이다. 단순 운반책을 넘어 밀수 조직의 윗선까지 추적하는 데 활용돼 왔다.

그동안 통제배달은 ‘검사의 요청에 따라 세관 절차 등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마약거래방지법) 제4조를 근거로 이뤄졌다. 그러나 검사의 수사권이 전면 폐지된 이후에도 법률상 요청 주체는 여전히 검사로 남아 있어 현행 수사체계와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청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변경하는 개정안이 지난 8월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사의 수사지휘 아래 이뤄지는 통제배달은 마약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국내 밀매 조직을 검거하는 데 활용돼 왔다”며 “이른바 드라퍼(마약 전달책)를 검거해 밀수 조직의 윗선까지 추적하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 수사가 가능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도 “통제배달 요청 주체를 검사로 규정한 법률이 개정되지 않아 현재는 해당 수사 기법을 활용하기 쉽지 않다”며 “마약 수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검찰청이 사라진 만큼 유관 기관 간 협력은 물론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까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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