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밤 갓 태어난 신생아를 보육원 앞에 유기한 베트남 국적의 친모와 그의 연인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 최리지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 A(21)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B(20)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지난해 10월 23일 오후 7시께 대전 유성구에 있는 주거지에서 A씨가 아이를 출산하자 이튿날 오전 1시 20분께 함께 인근 보육원 앞에 아기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모두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아이를 키울 경제적 여력이 없는 데다 임신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못한 상황을 걱정해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친모인 A씨가 처한 상황과 이후 아동을 양육하려는 의지를 보인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최 판사는 “추운 날씨에 출생 직후인 피해 아동을 유기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불법체류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혼자 피해 아동을 출산해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아동에 대한 출생 신고를 마친 뒤 현재까지 꾸준히 면접 교섭을 하며 피해 아동을 양육할 의지를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B씨에 대해서도 유기 행위에 가담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최 판사는 “A씨를 도와 피해 아동을 유기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해 아동을 자기 친자라고 오해하고 이 사건에 이른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