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028260) 이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반도체 생산시설을 비롯한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공사 단계에 진입하면서 건설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상사·패션·리조트 등 주요 사업도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특히 건설부문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신규 수주도 확대되면서 4분기와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28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조 80억 원, 영업이익 1조 143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3%, 15.0% 증가한 수치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최근 1개월 기준 증권사 전망치(매출 11조 6772억 원·영업이익 9717억 원)를 웃도는 실적으로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약 17.6% 상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1110억 원 늘었다.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은 건설부문이다. 건설부문 매출은 4조 4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70억 원으로 149.5%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3.6%에서 올해 6.2%로 2.6%포인트 상승했다. 공사 물량 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까지 이뤄낸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 P5 반도체 생산시설을 비롯한 하이테크 공사가 본격화하고 해외 데이터센터와 복합빌딩 프로젝트의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된 영향이 컸다. 대형 건설 프로젝트는 초기 준비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시공에 들어서면 공정 진행에 따라 매출 인식이 확대된다. 삼성물산은 하이테크 공사 물량 증가와 프로젝트 운영 효율화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실적을 뒷받침할 신규 수주도 확대됐다. 건설부문은 3분기에만 8조 8270억 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수주액은 19조 2750억 원, 9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37조 7430억 원에 달한다. 미국 테일러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등 대형 사업 수주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삼성물산은 이러한 성과를 반영해 올해 건설부문 연간 수주 목표를 기존 23조 5000억 원에서 30조 1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목표보다 6조 6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확보한 수주가 향후 공정 진행에 따라 매출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중장기 실적 성장의 가시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상사부문도 글로벌 교역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선전했다. 매출은 4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90억 원으로 30.3% 늘었다. 필수 산업재 트레이딩의 이익 확대와 테크 사업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철강 정밀재와 인도네시아 팜 등 해외 운영사업장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뒷받침했다.
패션부문은 소비 둔화 우려와 계절적 비수기에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매출은 49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억 원으로 66.7% 늘었다. 주력 브랜드의 대표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데다 상품 운영 효율성을 높인 효과가 반영됐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는 점에서 판매 구조와 비용 효율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가을·겨울 의류 판매가 집중되는 4분기에도 주력 상품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재고·할인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수익성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소비심리 위축과 판촉 경쟁 심화는 변수로 꼽힌다.
리조트부문은 식음사업 확대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1조 11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영업이익은 850억 원으로 16.4% 증가했다.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사업 확대가 매출 기반을 넓혔고 운영 효율화도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특히 리조트부문은 식음사업을 확대하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테마파크 등 레저사업은 날씨와 계절, 방문객 수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지만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한 급식사업과 식자재 공급 확대가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식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은 과제다.
연결 실적에 포함되는 바이오부문은 매출이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다소 악화했다. 매출은 1조 73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620억 원으로 8.3% 감소했다. 신규 생산시설 가동 확대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부문은 여전히 삼성물산 연결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 회복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건설부문의 공사 물량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전체 실적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반도체 생산시설 공사 확대와 해외 데이터센터·에너지 프로젝트의 공정 본격화를 바탕으로 건설부문의 추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소형모듈원전(SMR)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 신규 사업도 성장동력으로 주목된다.
해외 프로젝트의 원가 상승과 공정 지연 가능성, 원자재 가격 변동, 내수 소비 둔화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800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감소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외화자산 환산손실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영업이익 증가가 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건설 중심의 성장에 상사·패션·리조트의 실적 개선이 더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 확대된 수주잔고의 매출 전환과 비건설 사업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