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도입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충북 보은군 인구가 넉 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군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이 지역 인구는 3만1583명으로 지난 6월 시범지역 선정 당시(3만695명)보다 888명 늘었다. 이 기간 외지에서 이주한 전입이 1721명으로 상승세를 주도했다. 기본소득 결제수단인 ‘결초보은카드’(지역화폐) 가맹점도 같은 기간 1485곳에서 1636곳으로 151곳(10.2%) 증가했다.
보은군 관계자는 “시범지역 선정 뒤 하루 평균 15명꼴로 전입이 이뤄지고 있다”며 “신규 전입자는 석 달간 실거주 여부 확인을 거쳐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은군은 지난 8월부터 정부에서 정한 기본소득(15만 원)에다가 지방소멸대응기금 1만 원을 더해 모든 군민에게 월 16만 원씩 지급하고 있다. 첫 달에는 7월분까지 소급해 32만 원씩 줬다. 석 달간 군이 지급한 기본소득 총액은 120억 원에 달한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1인당 매월 15만 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해 소득을 보완하고 지역 내 소비와 공동체 활성화를 유도하는 사업이다. 올해 2월 10개 군에서 시작됐으며 지난 6월 7개 군이 추가 선정돼 현재 17개 군에서 시행되고 있다.
“시범지역 카드매출 29% 증가…청년인구도 늘어”
시범사업 시행 이후 해당 지역의 신용카드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약 29% 증가하고 청년 인구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국세청 월간 경제지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한 10개 군의 올해 2분기 신용카드 매출액은 65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14억 원)보다 28.8%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지 않았던 인구감소지역 55개 군의 신용카드 매출액 증가율(9.9%)보다 18.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시범사업 지역에서는 인구 증가세도 나타났다. 용 의원실이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시범사업 10개 군의 전체 인구는 33만 4957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31만 8933명)보다 5.0% 증가했다. 특히 19∼34세 청년 인구는 3만 4550명에서 3만 8083명으로 3533명(10.2%) 늘어 전체 인구 증가율의 2배를 웃돌았다. 반면 비교 대상인 인구감소지역 48개 군의 전체 인구는 같은 기간 0.8% 감소했고, 청년 인구는 2.8% 줄었다.
주소지만 옮겨놓고 기본소득 타가기도
농어촌 기본소득의 소비 효과와 인구 유입 효과가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부적격 신청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10개 군에서 실거주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적격 건수가 총 1만 224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기본소득 지급 전 주소지를 옮긴 ‘관외전출’이 4098건(40.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실제 거주하지 않고 서류상 전입 상태인 ‘실거주 요건 위반’이 2448건(23.9%)으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 사망(16.5%) 1682건, 관외 병원 입원·군 입대·주택 외 건축물 거주·신청 취소 등 기타 사유가 1996건(19.5%) 순으로 많았다.
위장 전입 의심 사례가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 청양군으로 전체 부적격 1933건 중 실거주 요건 위반이 905건에 달했다. 전체 부적격 규모로는 충남 청양군 1933건, 경기 연천군 1810건, 신안군 1202건, 정선군 1097건 순으로 파악됐다. 10개 군 전역에서 광범위한 부적격 시도가 적발된 셈이다.
사전 현장조사에서 드러나지 않고 기본소득 지급 이후 부정수급 사실이 적발돼 환수 조치된 사례는 33건으로 총 510만 원이 환수됐다. 적발 사유 대부분은 ‘실거주 요건 위반’이었으며 전남 곡성군이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 옥천군, 전북 장수군, 충남 청양군 순으로 많았다.
윤 의원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행으로 7개월 만에 주민등록 인구가 5% 늘어나고, 지역화폐 가맹점이 15.4% 증가하는 등 지방소멸을 극복할 정책으로 입증됐다”며 “이처럼 뚜렷한 정책 성과와 제도의 본래 취지가 일부의 부적격 신청이나 부정수급 시도로 인해 퇴색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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