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강서구 로보티즈 본사에서 폴렌 로보틱스의 ‘마이크로덕’이 시연하는 모습. 사진=김예솔 기자
오리 울음소리를 내며 뒤뚱뒤뚱 걷던 로봇이 바닥에 넘어지자 스스로 몸을 일으켰다. 오리의 외형과 움직임을 갖춘 이 로봇은 프랑스 폴렌 로보틱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덕’이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시연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핵심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는 국내 로봇 기업 로보티즈(108490) 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로보티즈는 26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프랑스 로봇 개발사 폴렌 로보틱스의 ‘오리 로봇’ 마이크로덕에 액추에이터(구동장치) 약 75만 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폴렌 로보틱스가 밝힌 마이크로덕 수요는 현재 5만 대로, 마이크로덕 한 대에는 로보티즈의 액추에이터 15개가 탑재된다. 공급 금액은 약 35억 원 규모다.
폴렌 로보틱스는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허깅페이스 산하의 로봇 개발 기업이다. 지난 21일 젠슨 황 CEO가 마이크로덕을 직접 시연한 이후 사전 주문이 급증하며 화제를 모았다. 매튜 라페르 폴렌 로보틱스 공동창업자 겸 대표는 “젠슨 황의 시연 이후 3일 만에 약 1만 5000대의 추가 주문이 들어왔다”며 “내년 액추에이터 수요는 최소 10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폴렌 로보틱스는 마이크로덕의 인기 요인으로 소비자 친화적인 외형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꼽았다. 마이크로덕은 당초 로봇 강화학습을 위한 플랫폼으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를 위한 반려로봇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라페르 대표는 마이크로덕이 반려동물처럼 일상에서 함께하는 로봇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폴렌 로보틱스는 기존 로봇 개발 과정에서도 로보티즈의 액추에이터 브랜드인 ‘다이나믹셀’을 활용해 왔다. 앞서 개발한 소형 로봇 ‘리치 미니(Reachy Mini)’에도 다이나믹셀을 적용했다. 라페르 대표는 “오랜 기간 다이나믹셀을 사용해 왔으며 작은 크기에서도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기술력을 신뢰해 로보티즈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보티즈는 마이크로덕을 계기로 액추에이터 사업의 공급처가 소비자용 로봇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그동안 B2B 사업이 중심이어서 제품 공급 사실을 대중에게 알리기 어려웠지만 마이크로덕을 통해 로보티즈의 기술력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됐다”며 “인기 있는 로봇에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프로젝트인 만큼 생산과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에 따른 매출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로보티즈의 마곡 생산시설은 연간 약 50만 개의 액추에이터 생산 규모로 현재 생산 시설을 최대치로 가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마이크로덕용 액추에이터를 추가 생산하려면 기존 주문 물량을 조정해야 한다”며 “생산능력이 확대되는 내년 2분기부터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