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아시아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과 일본 뷰티 브랜드들이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뷰티 유통업체들도 한국에 이어 중국과 일본 브랜드를 잇달아 도입하며 상품군 다변화에 나섰다. 그동안 K뷰티가 주도해 온 해외 유통시장에서 한중일 화장품 브랜드 간 매대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6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뷰티 유통기업 AS왓슨은 최근 출범한 브랜드 육성 플랫폼 ‘브랜드랩’을 통해 아시아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육성 대상에 K뷰티와 함께 중국의 C뷰티, 일본의 J뷰티를 포함했다. 글로벌 유통기업의 아시아 뷰티 사업 전략이 한국 브랜드 중심에서 중국과 일본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홍콩에 본사를 둔 AS왓슨은 영국 드럭스토어 ‘슈퍼드럭’, 네덜란드·벨기에의 ‘크루이트바트’ 등을 비롯해 전 세계 31개 시장에서 약 1만 70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화장품 업체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망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중국 화장품 기업 프로야는 오는 11월 미국 대형 뷰티 유통체인 얼타뷰티의 오프라인 매장 400곳과 온라인몰에 입점할 예정이다. 얼타뷰티는 지난달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일부 매장에서 중국 색조 화장품 브랜드 플로라시스도 선보이고 있다. 중국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주요 판매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케시아 스틸먼 얼타뷰티 최고경영자(CEO)도 C뷰티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K뷰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C뷰티 역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는 C뷰티를 비롯해 다른 글로벌 트렌드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에서도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입지가 넓어지는 추세다.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는 지난해 8월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의 뷰티 브랜드 ‘쉬글램’을 온·오프라인 매장에 도입했다. 쉬글램은 같은 해 10월 독일의 대표적인 드럭스토어 체인 dm에도 진출했다. 중국 색조 화장품 브랜드 ‘플라워노즈’ 역시부츠의 뷰티 전문 매장을 통해 영국 소비자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고급 백화점과 대형 유통체인을 통한 시장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프랑스 파리의 고급 백화점 라 사마리텐에 입점한 플로라시스는 연내 미국 타깃과 노드스트롬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색조 브랜드 ‘걸컬트’는 지난해 9월 뉴욕에 문을 연 아시아 뷰티 전문 유통업체 ‘스코시’의 플래그십 매장에 입점하며 미국 오프라인 시장에 발을 들였다. 스코시가 취급하는 전체 뷰티 제품 가운데 중국 제품의 비중은 2년 전 5%에서 최근 15%로 3배 높아졌다.
일본 화장품 기업들도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일본 스킨케어 브랜드 ‘큐렐’은 지난해 독일과 프랑스 약국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 네덜란드와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핀란드 등 유럽 5개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일본 헤어케어 브랜드 ‘앤허니’도 미국 얼타뷰티와 영국 부츠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부츠는 공식 온라인몰에 J뷰티 전용 카테고리를 운영하며 시세이도와 큐렐, 비오레, 앤허니 등 일본 브랜드를 별도로 소개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화장품 수출 실적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의약보건품수출입상회에 따르면 중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2021년 48억 4000만 달러(약 6조 4014억 원)에서 지난해 78억 2000만 달러로 늘었다. 일본 역시 감소세를 보이던 화장품 수출이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본 경제산업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화장품 수출액은 2021년 7906억 엔(약 6조 6612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24년 5150억 엔까지 줄었으나 지난해에는 5728억 엔으로 반등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흥행을 경험한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중국과 일본 브랜드까지 취급 범위를 확대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며 “아시아 뷰티 브랜드에 대한 유통업체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만큼 해외 주요 판매 채널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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