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으로 한의원을 찾은 92세 환자가 침 시술을 받은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술 과정에서 과실을 저지른 한의사는 별도의 업무방해 혐의까지 더해져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침 맞은 92세 환자, 3시간도 안 돼 숨져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 구천수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A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8월 14일 오후 2시 35분께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B씨(92)의 가슴 부위에 침을 놓던 중 심장막 안쪽에 미세한 심근 파열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았다. B씨는 시술 후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겪었으며, 같은 날 오후 5시 8분께 결국 숨졌다.
검찰은 A씨가 시술 전 진맥을 하지 않았고 가슴 부위에 침을 놓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환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봤다. 환자가 시술 후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했는데도 약 15분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의식을 잃게 한 점 역시 과실로 판단했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환자 사망과 관련한 의료 과실에 그치지 않았다.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은 혐의와 함께,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지인의 카페 앞에 바윗돌 여러 개를 가져다 놓아 손님들의 차량 출입을 방해한 혐의도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 “중대한 결과”…유족 합의 등 참작
재판부는 환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데다 A씨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를 받는 도중 별도의 업무방해 범행까지 저질렀다는 점을 불리하게 고려했다.
반면 A씨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숨진 환자의 유족과 원만하게 합의한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됐다. 업무방해 사건의 피해자를 위해 일정 금액을 공탁한 사실도 양형에 참작됐다.
재판부는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고, 해당 사건 수사를 받던 중 업무방해 사건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숨진 피해자 유족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진 점, 업무방해 혐의 피해자를 위해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