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만원짜리 애플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가 국내 출시 첫날부터 품귀를 빚고 있다. 이동통신사 일부 사전예약 물량은 1분 만에 동났고, 애플 공식몰 배송은 내년 1월로 밀려 제품을 받으려면 석 달가량 기다려야 한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전날 아이폰 듀오 사전예약 고객 개통을 시작하고 일반 판매에 들어갔다. 출고가는 256GB 329만원, 512GB 359만원, 1TB 419만원, 2TB 509만원이다. 펼치면 7.6인치, 접으면 5.4인치 화면을 쓰는 책 모양 폴더블이며 무게는 254g이다.
예약 경쟁은 치열했다. SK텔레콤 T다이렉트샵은 출시 첫날 배송을 보장하는 1차 사전예약이 1분 만에 마감됐고, KT 다이렉트샵에서도 256GB·512GB 모델의 1·2차 준비 물량이 예약 직후 소진됐다. 다만 이는 통신사 온라인몰에 배정된 특정 차수 물량 기준이어서 국내 전체 사전예약 물량이 모두 팔렸다는 뜻은 아니다.
구매층은 30·40대에 몰렸다. 애플 공식 온라인스토어는 지난 16일 오후 9시 사전예약 시작 30분 만에 전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밀렸다. 한국 페이지는 1월 22일, 미국은 1월 25일로 표시된다.
글로벌 평균 배송 대기 82일…애플은 “이례적 수요”
배송 지연은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애플 홈페이지와 이동통신사 판매 현황을 추적한 결과 글로벌 평균 배송 대기 시간은 82일로 추산됐다. 애플 온라인스토어 직접 구매는 평균 102일, 미국 이동통신사 구매는 약 50일이다. 출시 당일 받을 수 있는 물량은 전 세계적으로 사실상 소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제조 문제로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을 미리 알고도 출시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사전예약 직후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만 밝혔고 예약 판매량과 준비 물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현상을 흥행으로 볼 수 있는지는 해석이 갈린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긴 배송 기간에 낮은 생산 수율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고 올해 출하량을 600만~700만대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올해 판매량을 약 600만대로 내다보며 관건은 애플이 생산능력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느냐라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는 출하량을 500만대로 봤다. 대기 시간이 길다고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뜻은 아니라는 반론이다.
명동 애플스토어 100명 줄…예약 없인 현장 구매 불가
출시일인 23일 서울 중구 애플스토어 명동점 앞에는 개장 전부터 약 100명이 줄을 섰다.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픽업을 예약한 고객만 약 200명이었다. 초기 공급 물량이 부족해 예약하지 않고 방문한 고객은 현장에서 제품을 살 수 없었다.
가격 부담은 크다. 갤럭시 Z 폴드8 256GB(227만8100원)보다 101만1900원 비싸고 무게도 삼성 제품보다 53g 무겁다. 삼성전자는 아이폰 듀오 출시를 앞두고 갤럭시 Z 폴드8이 유럽에서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고 밝혔다.
아이폰 듀오의 초기 성적은 앞으로 얼마나 빨리 물량을 확보해 배송 지연을 줄이느냐에 달렸다. 이동통신사들도 추가 물량 확보와 배송 지연 안내에 나선 가운데 제품을 손에 쥐기까지 기다림은 석 달 가까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