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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일상 포기하는 과정 아냐…직장·여행 가능”

24.10.2026 1분 읽기

암 진단을 받고 가장 두려운 순간 중 하나가 ‘항암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다. 머리가 빠지고, 먹지 못하고, 직장생활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부터 앞선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암제뿐 아니라 부작용을 조절하는 치료도 발전하면서 항암치료 중에도 일상을 이어가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24일 저녁 9시 25분 서울경제TV ‘지금 명의’에 출연한 강석윤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항암치료는 일상을 포기하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을 되찾기 위한 동행”이라며 “의료진과 잘 상의하면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술 전·후 항암치료, 목적부터 달라

항암치료는 암의 종류와 병기, 치료 목적에 따라 시행 시점이 달라진다. 수술 전 항암치료는 암의 크기를 줄여 수술 가능성을 높이거나 장기를 보존하기 위해 시행한다. 수술 후 항암치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암세포를 제거해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전이가 있거나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4기 암에서는 암의 크기를 줄이고 증상을 완화하며 생존기간을 늘리기 위해 항암치료를 한다.

초기암이라고 항암치료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암종에 따라 1기에서도 재발 위험이 높으면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반대로 4기라도 항암제가 잘 듣지 않거나 환자의 전신 상태가 좋지 않다면 항암치료를 하지 않을 수 있다.

항암제 효과는 CT, MRI, PET-CT 등 영상검사를 통해 치료 전후 암의 크기와 변화를 비교해 판단한다.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나 혈변, 설사 등 증상 변화도 함께 본다. 대개 2~3개월 정도 치료한 뒤 반응평가를 시행하지만 약제와 치료 주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표적·면역항암제, 누구에게나 듣는 건 아냐

항암제는 크게 기존의 세포독성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로 나눌 수 있다. 세포독성항암제는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를 공격하지만 모낭이나 점막 등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탈모나 점막 손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이나 유전자 변이를 겨냥하고,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해 공격하도록 돕는다.

다만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가 모든 환자에게 더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특정 표적이나 유전자 특성이 있는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기 암 환자에서는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 사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검사가 중요해졌다.

어떤 항암제를 선택하느냐만큼 중요한 것은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다. 항암치료 중 △설사가 하루 7~8차례 이상 이어지면서 탈수와 무기력이 동반되거나 △손발 저림이 심해 물건을 자꾸 떨어뜨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구토가 계속돼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기 어렵거나 △피·담즙이 섞여 나오는 경우에도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항암치료 후 백혈구가 감소한 상태에서 38도 이상의 발열이 지속될 때도 마찬가지다. 강 교수는 “부작용은 무조건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니다”며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기 암 항암치료, 이득보다 부작용 크면 중단

4기 암에서는 환자가 치료를 잘 견디고 암이 조절된다면 같은 항암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 반대로 암이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면 다음 차수의 항암제로 변경한다.

치료 효과가 좋고 암이 충분히 조절된 경우에는 일정 기간 항암치료를 쉬는 ‘치료 휴지기’를 갖기도 한다. 또 치료 효과보다 부작용이 크거나, 항암치료를 계속하는 것보다 증상 완화에 집중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치료 중단을 고려할 수도 있다.

강 교수는 “치료 중단이 곧 환자를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치료로 얻는 이득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면 치료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항암치료 외에 신약 임상시험도 또 다른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임상시험은 기존 치료보다 더 나은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개발 중인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 조합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환자에게는 새로운 치료를 먼저 사용할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임상시험마다 대상 환자와 치료 조건이 다른 만큼 담당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항암 중에도 직장·운동·여행 가능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일상을 모두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강 교수는 몸 상태가 허락하고 업무 강도가 높지 않다면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권한다.

실제 강 교수의 환자 중에는 40대 초반에 복막 전이를 동반한 4기 대장암 진단을 받은 뒤 면역항암제로 치료해 현재까지 5~6년 넘게 암이 잘 조절되며 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례도 있다.

운동도 도움이 된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을 하루 20~30분 정도 자신의 체력 범위 안에서 하는 것이 좋다. 여행도 가능하지만 백혈구가 떨어지는 시기는 피하고, 여행 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항암치료 중에는 회복을 위해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고기를 먹기 힘들다면 조리법을 바꾸거나 식물성 단백질, 단백질이 포함된 영양음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회나 육회, 생채소 등 날음식은 무조건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백혈구가 떨어진 시기에는 감염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채소와 과일은 충분히 씻어 먹는 것이 좋다.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은 항암제와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권고된다. 커피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연하게 하루 1~2잔 정도 가능하지만,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강 교수는 “항암치료를 하는 환자는 혼자가 아니다”며 “힘들거나 불편한 점이 있다면 혼자 참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하면서 치료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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