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이스라엘 바이오기업과 손잡고 난치성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한다. 종양 내부에서 방사선을 방출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의 치료 가능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삼성서울병원은 23일 이스라엘의 종양 치료기술 개발 기업 알파타우메디컬과 췌장암 치료기술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알파타우가 개발한 방사선 치료기술 ‘알파 다트(Alpha DaRT)’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공동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알파 다트는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종양 내부에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외부 방사선 치료는 몸 밖에서 방사선을 조사하기 때문에 정상 조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 양성자·중입자 치료 등 정밀 방사선 치료기술이 발전해 왔다. 알파 다트는 한발 더 나아가 종양 안에 방사선 전달체를 직접 삽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달체에 포함된 방사성 원소가 붕괴하면서 방출되는 알파 입자는 이동 거리가 매우 짧다. 이를 활용해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에서는 수술이 어려운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병행하는 파일럿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알파타우는 올해 8월 기준 환자 48명의 등록을 마쳤으며 초기 임상 결과를 토대로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췌장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4위로 5년 상대생존율이 17.0%에 불과하다. 진단 당시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환자가 40%를 넘고 수술을 받는 환자는 20% 수준에 그친다. 다른 암종에 비해 치료 성적이 낮아 새로운 치료법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서울병원과 알파타우는 이번 협력을 통해 종양의 크기나 침범 범위를 줄여 수술이 가능한 환자를 늘리는 ‘병기 하향(다운스테이징)’ 가능성을 살펴볼 예정이다.
김희철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이번 협약이 췌장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찾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치료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연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