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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양극화 방치하는 대출정책

22.10.2026 1분 읽기

“난 집 사지 말라는 소리는 못 하겠어요. 집 살 적기라는 건 오지 않아요.”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한국 사회에서 집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자산 격차가 어떻게 벌어져왔는지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말이 아니었다.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는 뛰는 상황에서 정부 말만 믿고 조정을 기다리는 게 개인에게 합리적 선택이 맞냐는 지적이었다.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 총력전을 펼친 지 1년 반이 다 돼간다. 서울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 원으로 묶였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40%로 제한된다. 청년에게 생애 최초 LTV 70% 혜택이 있다고 하지만 DSR 40% 벽은 높다. 서울 아파트값은 89주째 오르고 금리 상승기 건전성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규제를 풀기 어려운 현실이다.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는 사이 청년층 내부 자산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15억 원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도 내 집 마련에 나선 2030세대가 꾸준하다. 이들 자금 출처의 상당수는 부모다. 국회에 따르면 서울의 2030세대가 주택 구입 과정에서 증여·상속 자금을 활용한 비중은 2023년 23.2%에서 올해(1~8월) 42.6%로 늘었다. 올해 서울 2030세대가 활용한 증여·상속 자금만 2조 5000억 원이 넘는다.

건전한 자본주의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부모로부터 목돈을 받는 청년은 집을 사고 근로소득에 의존하는 이들은 전월세를 전전한다. 서민 가정에서 자라 대·중견기업에 취업한 고소득·저자산 청년층의 피해가 클 수 있다. 개인의 노력·성취가 아닌 부모의 자산 규모가 자산 형성의 성공을 좌우한다면 그곳은 기회의 사다리가 끊어진 사회다.

2030세대 지지율이 꺾이자 각 부처는 청년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도 청년 예산으로 43조 원을 편성해 혼인 시 100만 원을 주고 연령별 자산 형성 프로그램도 만든다고 한다. 이런 상품보다 중요한 건 본인의 노력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지켜주는 일이다. 가계부채 총량 억제가 청년의 미래를 갉아먹지 않는지 따져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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