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아무 계획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보낸다, 평소 못했던 일을 몰아서 한다. 어느 쪽에 더 가까우신가요?”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화손해보험 사옥 4층. 카지노 게임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진행자의 질문이 이어지자 참가자들의 손이 바빠졌다. 각자 받은 칩 10개를 자신의 선택에 따라 테이블 위에 올리는 방식이다. 동점자가 나오자 가위바위보까지 벌어졌다. 게임이 끝나자 참가자들에게는 ‘시간 조율자’, ‘자기완성 확장가’ 등 각자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카드가 주어졌다.
카지노를 연상시키는 이색 공간은 한화손보가 마련한 ‘웰니스 크루즈 한남’의 여러 체험 공간 중 하나다. 한화손보는 이날부터 25일까지 닷새간 한남사옥을 도심형 웰니스 페스티벌 공간으로 꾸며 방문객을 맞는다. 행사 이름에 ‘크루즈’를 붙인 데는 이유가 있다. 목적지뿐 아니라 이동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크루즈 여행처럼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만의 건강과 휴식 방식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방문객들은 사옥 2층에 마련된 ‘승선 데스크’에서 출발해 각 층을 오가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총 12개 테마 공간에 30여 개의 웰니스 관련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지하 1층 ‘하선장(파이널 포트)’에서 여정을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실제 건물 곳곳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카지노 게임을 마치고 같은 층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한쪽에는 임신·출산·육아기 여성을 위한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한화금융의 여성 웰니스 브랜드 ‘플러스 클로버(PLUS CLOVR)’와 러쉬 스파가 협업한 곳으로 임산부를 위한 마사지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고 있었다. 인근 아케이드 공간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와 다양한 웰니스 관련 기업들의 제품·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5층은 한국의 온돌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사우나 공간으로 꾸며졌다. 사옥 안에서 카지노와 사우나를 번갈아 만나는 구성이 낯설면서도 흥미로웠다. 층마다 분위기와 체험 주제가 달라져 마치 크루즈 안의 여러 시설을 돌아다니는 듯했다.
3층의 미식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술을 마시지 않고도 위스키나 칵테일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무알코올 커피가 등장했다. 바로 옆에서는 카페인을 피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연 유래 원료로 커피의 풍미를 구현한 대체 커피를 선보였다. 술은 마시고 싶지 않지만 술자리의 분위기는 즐기고 싶은 사람, 카페인을 줄이고 싶지만 커피의 맛은 포기하기 어려운 사람 등을 고려한 구성이다. 한화손보의 한 관계자는“술을 마시지 않는 것도 하나의 웰니스로 보고, 카페인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체 커피 등도 준비했다”며 “건강한 일상이라는 공통된 기준에 맞춰 참여 브랜드를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역 농산물로 만든 베이커리와 전통 잔치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유리 온실 형태의 ‘글라스하우스’에서는 제철 식재료와 지역 식문화를 소개했고 식물을 활용해 작은 기념품을 만드는 체험도 마련됐다. 운동 공간인 ‘야채짐’에서는 채소와 식물 모양을 운동기구에 접목한 작품들이 시선을 끌었다. 운동과 음식, 예술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웰니스라는 주제에 연결된 셈이다.
여정의 마지막은 지하 1층 ‘파이널 포트’였다. 행사 측이 하선장으로 이름 붙인 약 200평 규모의 공간은 그동안의 다채로운 체험과 달리 온전한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편안하게 몸을 뉘고 음악과 향, 빛을 느끼며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몸을 움직이고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것도 건강관리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 역시 웰니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행사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며 입장은 무료다.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예약이나 별도 비용이 필요하다.
이번 행사는 한화손보가 처음 선보이는 대규모 웰니스 문화 프로젝트다. 2023년 여성 특화 보험사로의 전환을 선언한 한화손보는 보험상품을 넘어 여성의 건강과 일상 전반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한화손보의 펨테크연구소는 2023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신체·정신·관계·성장·재무·시간 및 생활 등 6개 영역에서 여성의 삶을 조사한 ‘2026 대한민국 여성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여성 3000명 중 53.2%가 ‘재무’를 가장 중요한 웰니스 영역으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