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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바구니 가득 안경테…K안경점, 관광명소로 뜬다

21.10.2026 1분 읽기

20일 서울 명동의 한 안경점으로 외국인 가족과 중국인 남성 2명이 잇따라 들어섰다. 먼저 온 손님이 입구 키오스크에서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원하는 언어를 고르자 영어를 말할 수 있는 안경사가 나와 이들을 맞았다.

안경점 내부에 들어서자 바구니를 옆에 낀 외국인 부부가 쇼핑에 한창이었다. 바구니에는 한 두개 품목이 아니라 대여섯개의 안경과 선글라스가 담겨있었다. 옆으로는 구매를 마친 외국인 일행이 안경사와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다른 직원이 맞은 편에서 익숙한 듯 이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안경 구매 자체가 하나의 체험이 되는 모습이었다.

안경점에서 만난 20대 미국 여성은 “미국보다 안경 가격이 월등히 저렴한 데다, 정찰제라 믿을 수 있고, 한 시간 만에 안경을 만들어 가져갈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라며 “한국에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 최근에는 올 때마다 안경점에 들러 새 선글라스나 안경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평일·주말 구분 없이 외국인 방문…안경사가 외국어 배워”

안경점이 방한 외국인들 사이에서 새로운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국의 안경 제작 시스템이 저렴하면서도 빠르다고 입소문을 타면서다. 여기에 안경을 K패션 아이템으로 구매하는 수요와 한국인의 일상을 그대로 체험해보고자 하는 관광 트렌드까지 더해졌다. 업계에서는 안경점이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약국, 편의점과 같이 K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는 외국인들의 방한 코스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외국인의 안경점 내 카드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5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관광 분야 전체 카드 소비 증가율(48.5%)을 웃돈다. 외국인의 안경점 소비 증가율은 올해 1월 49.6%에서 8월 69.7%로 높아지며 갈수록 수요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의 구매 수요가 가팔라졌다. 올 들어 7월까지 중국인의 안경점 소비는 전년 대비 183.2% 급증했다. 태국(56.9%), 대만(50.7%), 미국(36.0%)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중국인의 방문이 많은 제주도가 138.6%로 가장 많이 늘었고, 부산(99.7%), 서울(53.3%)도 가팔랐다.

주요 상권의 안경점들도 늘어나는 외국인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다. 명동의 한 안경점 대표는 “평일과 주말할 것 없이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중국이나 일본, 유럽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방문객이 많아 안경사들도 외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 기업들 차원에서도 개별 안경점들도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군으로 보고 있다. 안경점 체인 ‘룩옵티컬’을 운영하는 룩옵틱스에 따르면 강남역과 롯데월드몰, 롯데아울렛 동부산점, 주요 백화점 점포를 중심으로 외국인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매출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진 매장은 룩옵티컬 강남역점으로 외국인 매출이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6월에는 전년 대비 207.1% 급등했고 7월과 8월에도 각각 2배 수준으로 늘었다.

매장 별로 국적도 다양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화사 측은 “롯데월드몰점은 미국인 고객이 70%, 동부산점은 중화권 고객이 90%이고, AK 수원점이나 롯데백화점 안산점에서는 동남아시아 고객들의 구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력검사부터 제작까지 30분”…안경점이 방한 관광 상품 되기도

업계에서는 안경 제작 시스템이 간편하고 빠른 데다 저렴하다는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미국의 경우 검안사를 보유한 일부 안경점을 제외하면 대체로 안과에서 검안을 마친 뒤 처방전을 들고 가 안경을 제작하는 시스템이다. 검안과 제작 각 단계에서 비용이 드는 데다 제작에 수일에서 수주가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나 동남아에는 병원 검안 절차가 없지만 가격 측면에서 한국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K패션의 일환으로 한국 안경을 찾는 수요도 크다. 룩옵틱스 관계자는 “동일한 디자인의 제품도 스몰과 미디엄·라지·엑스라지 등 다양한 사이즈로 선보여 얼굴형과 착용 선호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차별화 요인”이라며 “자신에게 잘 맞는 디자인과 사이즈의 안경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외국인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미 방한 외국인 대상 인바운드 여행 플랫폼에서는 한국 안경점 자체가 여행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바운드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는 마노모스와 아이젠트리, 다비치 안경, 옵틱라이프, 룩옵티컬 등 국내 안경브랜드 체인의 지점들이 여행 상품으로 등록되어 있거나 신규 등록을 추진 중이다. 플랫폼을 통해 예약하면 기본 쿠폰 외에 10% 안팎의 특별할인을 제공하는 구조다. 아울러 ‘시력검사부터 새 안경을 받아 나가기까지 전체 과정이 단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안경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리한 안경 제작 절차나 가격, 패션 아이템으로 쓸 수 있는 트렌디한 제품 등을 고려하면 한국의 안경점은 K라이프스타일 수요를 충족하는 쇼핑 장소가 될 수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 중 안경을 맞추는 경험 자체를 하나의 여행 콘텐츠로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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