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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2030년까지 매년 수조원대 적자…소득정산 확대로 年 1.5조 메운다

20.10.2026

건강보험 당국이 전 국민 소득정산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갈수록 악화하는 건강보험 재정 여건이 자리 잡고 있다. 고령화와 의료비 증가로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보험료율 인상은 국민 부담을 고려해 제한되고 정부의 국고 지원도 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당국은 소득 변동을 보험료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행 부과 체계를 개편해 형평성을 높이는 동시에 연간 약 1조 5000억 원의 추가 재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와 ‘2026~2030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건보공단 전체 영업적자는 올해 6조 916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도 3조 9714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며 2028년 4조 2971억 원, 2029년 3조 4415억 원, 2030년 3조 2932억 원 등 향후 5년간 매년 수조 원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건강보험 사업 부문만 살펴봐도 재정 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진다. 건강보험 사업 자산은 올해 44조 234억 원에서 2030년 39조 3503억 원으로 감소하는 반면 같은 기간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할 보험급여 충당부채는 18조 3031억 원에서 20조 3753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사업 부채비율은 올해 71.2%에서 2030년 107.4%까지 상승해 건보공단의 자체 관리 기준인 100%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보험료 수입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출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보공단은 당초 중장기 재무계획을 수립하면서 2027년부터 매년 보험료율이 1.49%씩 인상될 것으로 가정했다. 그러나 정부는 물가와 가계 부담 등을 고려해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와 같은 7.19%로 동결했다. 반면 내년도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요양급여 비용인 의료수가는 평균 1.65% 인상돼 1조 2058억 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에 따라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면서 건겅보험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국고 지원도 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정부는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국고와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제 지원율은 연평균 14% 안팎에 머물렀다. 법정 기준과 실제 지원액의 차이를 합산한 누적 미지원액은 19조 4531억 원에 달한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국고 지원율 역시 14.4% 수준이다.

여기에 비상 진료 체계 운영 약 3조 1467억 원, 필수의료 지원 약 3조 2514억 원,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약 2조 8695억 원 등 의료 개혁 관련 재정 투입 요인도 겹쳤다. 건보공단은 올해 말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2조 8374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계했다.

건강보험 당국은 소득정산제도 확대를 통해 부족한 재정을 메운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월급 외 소득은 정기적인 사후 정산이 이뤄지지 않아 소득 변동이 보험료에 제때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건보공단은 국세청의 확정 소득 자료를 활용해 연 1회 직권 정산하는 방식으로 이를 개선할 방침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지역가입자 394만 가구에서 3조 2911억 원을 추가 징수하고 소득이 감소한 232만 가구에는 1조 8014억 원을 환급하게 된다. 순재정 확충 효과는 연간 1조 4897억 원으로 추산된다.

보험료 상·하한 인상도 함께 추진된다. 건보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부담 능력에 비례한 공정한 보험료 부과를 위해 보험료 상한을 인상하고 하한은 최저임금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올 7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보고한 개편안에 따르면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 보험료 상한 기준을 평균 보험료의 30배에서 40배로 높이는 방안이 검토됐다. 이 경우 직장가입자 본인이 부담하는 월 보험료 최고액은 459만 원에서 612만 원으로 증가한다. 지역가입자 최고액도 같은 수준으로 오른다. 적용 대상은 직장가입자 7060명과 지역가입자 1891가구로 예상됐다.

보험료 하한의 상향 조정도 대상이다. 직장가입자의 최저 보험료를 월 1만 80원에서 2만 2260원으로, 지역가입자는 2만 160원에서 2만 2260원으로 올리는 방안이다. 직장가입자 19만 3000명과 지역가입자 486만 가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됐다. 저소득층의 부담을 고려해 2027~2028년에는 인상분의 50%만 반영하고 2029년부터 전액 적용하는 단계적 시행 방안도 제시됐다.

다만 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이 가입자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과제다. 특히 소득 정산에 따른 추가 납부와 보험료 하한 인상이 맞물릴 경우 일부 가입자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위해 여러 아이디어가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궁극적으로 건강보험 부과 체계 개편을 위해서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의 법정 지원 수준이 실질적으로 이행되지 않고 재원의 예측 가능성이 낮은 상황인 만큼 정부 지원금의 구조적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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