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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노조도 크레인 올랐다…조선업 임단협 갈등 격화

19.10.2026 1분 읽기

한화오션(042660) 원·하청 노조의 고공농성에 이어 HD현대중공업(329180) 노조도 크레인 농성에 돌입하며 조선업계의 임금·단체협약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수주와 설비 확장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조업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조선사들의 글로벌 수주 협상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18일 오후 5시께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대조립1공장 소조 적치장에 있는 25m 높이의 크레인에 올랐다. 지난달 30일 노사가 마련한 기본급 월 12만 원 인상과 일시금 1100만 원+200% 지급을 축으로 한 잠정합의안이 반대표 52.14%로 부결된 이후 사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투쟁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당초 노조는 19~20일 쟁의대책·전문위원 등 간부 중심으로 하루 4시간, 21~23일에는 전 조합원 7시간 부분파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교섭이 평행선을 달리자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전 조합원이 7시간 부분파업에 나서는 것으로 사측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노조는 올해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4조 원을 넘는다고 주장하며 이에 걸맞은 성과 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HD현대미포 통합에 따른 노동조건 조정 요구도 교섭의 간극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2월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해 통합 법인을 출범했다. 올해 교섭은 합병 이후 처음으로 두 회사의 단체협약과 임금·복지제도를 합치는 자리다. HD현대미포 출신 조합원들은 잠정합의안이 기존 미포의 조건보다 후퇴했다며 상향평준화를 요구하고 있다. 김태암 미포위원회 위원장은 8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 중이다.

노조의 이 같은 강경한 자세에 HD현대중공업은 “원활한 교섭 마무리를 위해 성실히 교섭에 임해왔다”며 “본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고 교섭 정상화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황은 한화오션도 마찬가지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원청과의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경남 거제사업장에서 고공농성을 19일째 벌이고 있다. 원청 임단협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김유철 한화오션지회장도 크레인에 함께 올랐다. 한화오션 원·하청 노조는 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노사 간 ‘성과 보상’을 둘러싼 갈등은 국내 조선사들의 호실적 행진 속에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010140) 등 3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 852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7% 늘어난 수준이다.

노조는 과거 수주 절벽 시기 고통을 분담했던 만큼 역대급 실적에 걸맞은 합당한 보상이 돌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친환경·스마트 전환을 위한 미래 투자 재원 확보를 감안할 때 과도한 고정비 인상은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처럼 노사 간 팽팽한 대립으로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선박 생산 능력 확대로 국내 조선사들의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납기 지연 리스크까지 겹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의 3분기 수주량은 264만 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 분기(437만 CGT)보다 39.7% 감소했다. 글로벌 신조선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수인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도 9월 186.6포인트로 올해 1월(184.29포인트) 이후 횡보하고 있다.

증권가 역시 최근 국내 조선사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키움증권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3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9185억 원, 5053억 원으로 추정해 시장 전망치를 6.9%, 6.6%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LS증권은 HD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8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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