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봉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가 가시화하면서 이를 원자재로 쓰는 중소 단조업체들의 원가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철강사를 보호하기 위한 수입규제가 수요 산업인 중소 제조업계에는 부담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19일 단조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봉강 반덤핑 예비판정에서 국내 산업 피해를 인정했다. 이어 재정경제부에 최대 27.96%의 잠정덤핑방지관세 부과를 건의했다. 관세 부과 여부는 11월 말께 결정될 전망이다. 봉강은 철강을 막대 형태로 가공한 소재로, 자동차와 농기계, 건설중장비 부품을 만드는 단조 공정에 쓰인다.
이번 조치는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이 지난 2월 중국산 봉강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철강사들은 저가 중국산 봉강이 늘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봉강은 대부분 중국산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저가 중국산 봉강의 수입이 늘면서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졌다”며 “중국산 제품과 국산 제품의 가격 차이가 30% 이상 벌어지는 경우도 있어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의 수입규제 요구는 다른 품목으로도 번지고 있다. 일진제강은 지난 8월 중국산 무계목강관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고, 이달 8일 조사가 개시됐다.
단조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국산과 중국산 봉강은 규격과 품질이 달라 서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요처도 일부 나뉘어 있다. 현대차(005380) 등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소재 사용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단조업계는 관세가 부과되면 국내 단조업체의 원가만 오를 것이라고 본다. 단조업체의 실제 경쟁 상대는 관세 부담 없이 자국산 봉강을 쓰는 중국 단조업체다. 관세가 붙으면 국내 단조업체는 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은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9월 29일에도 산업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에 피해 구제 대책을 요청했다. 핵심 요구는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거나 규격·품질상 바로 대체하기 어려운 봉강을 관세 대상에서 빼 달라는 것이다. 한 단조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 보호 조치에 따른 중소 제조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적용 제외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