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생산성 개선이 성장 여력을 끌어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국제통화기금(IMF)의 10월 세계경제전망(WEO)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4%에서 올해 2.14%, 내년 2.20%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잠재성장률이 2년 연속 상승하는 것은 1986~1987년 이후 40년 만이다. 올해 추산치는 2021년(2.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 압력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실제 경제성장률과 달리 노동·자본 투입과 생산성 등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이번 수치는 IMF가 제시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GDP갭률을 토대로 역산한 것이다. IMF는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올해 3.33%, 내년 2.83%로 전망했다. 실제 GDP가 잠재 GDP를 웃도는 정도를 나타내는 GDP갭률도 올해 0.548%, 내년 1.16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별 비교에서도 한국의 성장 여력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방식으로 잠재성장률을 산출할 수 있는 27개국 가운데 한국은 지난해 12위에서 올해와 내년 7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미국만 한국보다 높았다. 영국·프랑스·일본·독일 등은 한국을 밑돌았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확대와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개선이 반등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노동 공급은 고령화 등으로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운 만큼 자본 투입과 총요소생산성 개선이 성장 잠재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본 투입 외에 기술 발전과 생산 효율성 등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를 뜻한다.
다만 기관별 전망에는 차이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6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지난해 1.85%, 올해 1.66%, 내년 1.52%로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발표한 ‘2027년 NABO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2.14%였던 잠재성장률이 올해 2.22%, 내년 2.28%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한국의 1인당 GDP도 올해 4만 3512달러, 2028년 5만 2100달러를 기록하면서 5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목표로 하는 ‘3·4·5 경제 대도약’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투자와 소비·고용이 시차를 두고 개선되면서 금년 3%대 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현재의 기회에 안주하기보다는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잠재성장률 반등을 이뤄내기 위해 ‘성장의 돛’을 조여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