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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익성 논란…‘전기먹는 하마’도 의심받는다

18.10.2026 1분 읽기

*3줄 요약

가트너 “2030년까지 네오클라우드 80% 이상 독립 운영 중단” 전망

AI 데이터센터 수익성 논란에 금융시장 흔들…전력 확보 경쟁도 주목

데이터센터發 전력 수요 급증 전망, ‘거품론’에 새로운 의문 제기

‘인공지능(AI)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쏟아붓고 있지만 실제 벌어들이는 수익은 크게 못 미칠 것이다.’ 이른바 AI 거품론이 또 다시 금융시장을 강타했습니다. AI 거품론은 여러 가지 버전(?)으로 나타나고는 하는데요. 이번에는 AI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가 ‘메인 테마’가 됐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가 가진 데이터센터를 제외하면 상당수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라는 게 이번 거품론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른바 데이터센터 ‘구조조정론’은 금융시장은 물론 에너지, 특히 전력 분야에도 큰 충격파를 안길 수 있습니다. AI 붐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확대는 세계 전력 수요를 밀어올리는 한 축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데이터센터 비관론이 에너지 시장에 미칠 수 있는 파급 효과를 짚어보겠습니다.

‘다윈의 순간’

‘사건’의 발단은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가트너가 이달 14일(현지 시간) 내놓은 짤막한 보고서 한 편이었습니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3조 5000억 달러(약 4713조 8000억 원) 규모의 AI 인프라 지출이 자산손상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지금까지 발표한 자본지출, 자금조달비용, 최소 투자자본수익률(ROIC) 12%를 맞추려면 2030년까지 매출을 총 8조 5000억 달러(약 1경 1370조 원)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실제 매출은 3조 6000억 달러(약 4816조 원)에 그칠 것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특히 가트너 보고서는 수익성이 다각화된 하이퍼스케일러와 달리 차입 의존도가 높은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대거 구조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무려 80% 이상의 네오클라우드 제공 업체가 독립적인 운영을 중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실제로 당일 네오클라우드 1위 업체 코어위브가 AI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이 부각되며 주가가 15.5% 떨어지고 회사채 금리는 15%(표면금리 9.625%, 2032년 만기)로 1%포인트 이상 뛰는 등 재무 리스크가 불거졌습니다.

다른 사례들도 나왔습니다. 호주 퍼머스는 이달 투자 유치 난항으로 약 50억 달러(약 6조 6890억 원)를 조달하려던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영국 엔스케일도 마이크로소프트·앤스로픽 등과 1000억 달러(약 133조 7800억 원) 이상의 장기 계약을 맺었지만, 정작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도빅 수브란 독일 알리안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데이터센터 채권은 ‘다윈의 순간’을 맞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는데, 진화와 도태 사이의 갈림길에 섰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특수 기대가 ‘거품’ 되나

데이터센터를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전력 분야는 이 같은 비관론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전력 수요가 예상만큼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논란이 제기되기 전부터 존재해왔던 의구심, 즉 ‘데이터센터가 정말 약속한 대로 전력 수요를 팽창시킬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은 현재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전력 계약을 맺고 있죠.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요. S&P글로벌 에너지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미국의 4대 하이퍼스케일러(구글·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가 전 세계적으로 계약한 청정 에너지(재생에너지와 원전 포함) 설비 용량은 약 135기가와트(GW) 규모입니다. 지난 3년 동안 3.6배 급증했습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확대되면서 가스발전 투자도 늘고 있습니다. 역시 S&P글로벌 에너지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터빈 주문량은 51GW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요.

또 이번에 논란의 중심이 된 코어위브도 확보한 전력 계약 규모가 4.2GW라고 밝혔습니다. 네비우스와 아이렌도 각각 5GW 정도의 전력을 확보했거나, 확보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오클라우드 또한 전력 확보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크게 줄어든다면. 이와 관련해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지난해 “미국 전력업계에서 투자자들에게 ‘과잉 건설’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면서 “전력 업계는 기술 업계가 전망하는 것보다 더 많은 데이터센터 수요를 가정하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미국 발전회사 비스트라 에너지의 제임스 버크 최고경영자(CEO)는 전력망 접속을 신청한 전력 수요가 실제 실현될 규모보다 3~5배 많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AI 거품론, 전력 수요 전망까지 흔들까

물론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대거 도태된다고 해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그만큼 증발하고 마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2030년 사이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라고 전망합니다. AI발 전력 수요 증가는 일부분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산업 생산량 증가와 전기화, 전기차 보급, 에어컨 보급 확대와 같은 다른 주요 요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앞으로 전력 수요 총량이 증가할 가능성 자체는 여전히 높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AI 붐에 힘입어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나고, 그만큼 전력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새로운 의문이 생겼다는 것이 이번 논란이 주는 시사점일 것 같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AI 거품론이 이제 전력시장의 ‘데이터센터 거품론’으로까지 번질 것인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관련 ‘페트로-일렉트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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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Petro)에서 전기(Electro)까지. 에너지는 경제와 산업, 국제 정세와 기후변화 대응을 파악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기자 구독, 또는 [조양준의 페트로-일렉트로] 연재 구독을 누르시면 에너지로 이해하는 경제 인사이트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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