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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력범 70% ‘발찌’ 못 채웠다…재범위험 높아도 法 판단 기준 제각각

17.10.2026 1분 읽기

올해 강력범죄 재판에서 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가 70% 이상 기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인천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피의자 최충락(59)보다 재범 위험성이 높은 강력 범죄자들에게도 법원이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리지 않은 사례가 대다수였다. 보호관찰만으로 재범을 방지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인천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전자감독과 보호관찰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자발찌 부착 기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사법정보공개포털에 공개된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의 강력범죄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전자발찌 부착명령이 청구된 24건 중 17건(70.8%)이 기각됐다. 이 중 11건은 성인재범위험성평가(KORAS-G) 등에서 재범 위험성이 ‘높음’으로 분류된 사례였다. 기각된 피고인 17명 중 11명은 전과가 있었다.

특히 인천 흉기 난동 피의자 최충락의 재범 위험성 평가 점수인 14점보다 높은 15점 이상을 받고도 부착명령이 기각된 사례가 7건에 달했다. 폭력범죄로 13차례 처벌받은 피고인이 이웃을 쇠망치로 내리친 살인미수 사건에서도 부착명령은 내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보호관찰로 충분하다’ ‘갱생 가능성이 있다’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등의 이유로 부착 명령을 기각했다.

최충락은 2015년 이혼한 전 배우자에게 재결합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부엌칼로 피해자의 팔과 심장 부위 등을 수차례 찔렀다. 당시 법원은 징역 4년과 함께 출소 후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최충락은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높음’에 해당하는 14점을 받았고 두 차례의 살인미수 전력 등 전과도 10건이나 있었다.

하지만 최충락보다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도 전자발찌 부착을 피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전주지법은 올해 1월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17점을 받은 B 씨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기각했다. B 씨는 평상에서 치킨을 먹던 20대 남성에게 시비를 걸고 길이 28㎝의 등산용 칼로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과거 살인 범죄 전력이 없다”며 “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총 33차례 입건돼 8차례 징역형을 선고받고 12년 6개월간 복역한 폭력 전과 13범이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의 경우 대구지법은 “보호관찰만으로도 재범을 방지할 수 있다”며 부착 명령을 기각했다. 인천 구월동 사건처럼 불특정인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피고인도 전자발찌 부착을 피했다. 수원지법은 올해 4월 환각 상태에서 흉기 두 자루로 50대 배달원을 수차례 찌른 남성에게 징역 5년과 보호관찰 5년을 선고하면서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높음’ 판정을 받고도 같은 등급 내에서는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로 부착 명령이 기각된 사례도 있었다. 성범죄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피고인은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16점, 정신병질자 선별도구 검사에서 25점을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높은 등급 내에서는 비교적 낮은 점수이고 조현병은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유 등으로 부착 명령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많은 경우 보호관찰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문제는 보호관찰 역시 고위험 범죄자를 촘촘하게 관리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보호관찰 처분이 실시된 사건은 8만 3424건에 달했다. 반면 지난달 기준 보호관찰관은 1986명으로, 1인당 40~50건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흉기 난동 피의자 역시 범행 당일 보호관찰관과 면담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33차례나 입건되고 살인미수까지 저지른 피고인의 부착 명령이 기각되는 상황을 국민이 납득하기는 어렵다”며 “살인죄에 양형 기준이 있듯 전자발찌에도 법원 차원의 객관적인 인용·기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 또한 “재범 위험성 평가와 같은 객관화된 지표와 함께 질적 평가를 활용해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부착명령이 기각됐을 경우 감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게 프로파일링 등 보호관찰 자체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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