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의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가 2년 3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수출 호조가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반영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다만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은 줄었고 건설·숙박음식업과 청년층의 고용 부진도 지속됐다. 제조업 반등 역시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어 고용시장 전반의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1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만 6000명 늘었다. 2024년 6월(+9000명) 이후 27개월 만의 증가 전환이다. 올해 5월 14만 명까지 확대됐던 감소 폭은 6월 9만 7000명, 7월 6만 8000명, 8월 3만 8000명으로 줄었다가 9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세부적으로는 화학물질·제품, 금속가공, 기타 운송장비 부문에서 취업자가 늘고 자동차와 섬유제품 제조업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도 반등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생산 규모에 비해 고용 인원이 적어 직접적인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주요 제조업종의 개선세에 반도체의 일부 기여가 더해지면서 전체 취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간의 수출 개선세가 제조업 고용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김태웅 재정경제부 인력정책과장은 “그동안 수출이 굉장히 좋았지만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전반적인 호조가 시차를 두고 고용에 현실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체 취업자는 2926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 3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폭은 6월 6만 3000명, 7월 10만 8000명, 8월 18만 4000명으로 확대된 뒤 9월 들어 다시 둔화했다. 15~64세 고용률은 70.6%로 9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3.5%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실업률은 2.0%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외에는 보건·사회복지업에서 20만 7000명, 운수·창고업에서 5만 4000명 늘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9만 7000명, 농림어업은 9만 4000명, 건설업은 4만 8000명 감소했다. 특히 내수 업종인 숙박·음식점업의 감소 폭은 2021년 2월 이후 최대였다. 데이터처는 지난해 소비쿠폰 발행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청년 고용도 여전히 부진했다. 기존 15~29세 취업자는 전년보다 14만 7000명 줄었다. 고용률도 44.0%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번에 추가 발표된 15~34세 지표에서도 취업자는 9만 8000명 감소했다. 데이터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에 따라 청년으로 새로 정의된 15∼34세의 고용 통계를 이달부터 별도 공표하기 시작했다. 이 연령 고용률은 56.1%로 0.4%포인트 떨어졌고 실업률은 4.2%로 0.1%포인트 올랐다. 고용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30대 초반을 포함해도 부진이 이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고용 회복세가 이어질지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이 1만 6000명에 그친 데다 고용 규모가 큰 자동차·섬유제품 제조업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26개월 연속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이번 반등에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지역의 불확실성 역시 변수로 꼽힌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제조업 고용의 반등은 장기적인 감소 추세 속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변동으로 봐야한다”며 “불안정한 신분의 비정규직이 여전히 많고 고령층 고용은 늘어나는 반면 청년층은 줄어드는 구조적인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민간·공공 고용 창출을 아우르는 ‘국민 일자리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 마련을 서두를 계획이다. 건설·농림어업 등 고용 부진 업종은 일자리 전담반을 중심으로 산업 활력 제고와 인력양성 과제를 발굴한다. 올 8월 발표한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은 내년 본격 실행을 앞두고 사전 준비를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성장의 과실이 일자리를 통해 확산되도록 범부처 역량을 모아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