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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정상 시력, 정상 안압도 안심 못해”

17.10.2026 1분 읽기

시력이 1.0이고 안압도 정상이라면 녹내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그렇지 않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대표적인 실명 질환으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알아차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17일 저녁 9시 방송되는 서울경제TV 〈지금, 명의〉에는 나정화 한길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진료과장이 출연해 정상 시력·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는 이유와 조기검진, 치료법을 짚는다. 나 과장은 “시력이 잘 보인다고 해서 녹내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증상이 없을 때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력 1.0인데도 녹내장…안압 정상도 방심 금물

녹내장은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시신경 손상이 시작돼도 초기에는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거의 없고, 중심부보다 주변 시야부터 좁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자각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도 있다.

나 과장은 “시력이 정상이라고 해서 시신경도 정상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안압 역시 정상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안압이 일반적인 정상 범위에 있으면서도 녹내장이 발생하는 ‘정상안압녹내장’이 흔하다.

정상안압은 많은 사람의 안압을 측정해 통계적으로 정한 범위일 뿐, 해당 범위라면 모든 사람의 시신경이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 과장은 “같은 15mmHg의 안압에서도 어떤 사람은 시신경이 건강하지만 다른 사람은 녹내장성 손상이 생길 수 있다”며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안압은 약 14mmHg로 비교적 낮고, 국내 녹내장에서는 정상안압녹내장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40세 이상·가족력·근시 있다면 정기검사

녹내장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은 높은 안압과 가족력, 근시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도 높아진다.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부모가 녹내장인 경우 위험이 2배 이상, 형제·자매 가운데 녹내장 환자가 있으면 3배 이상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근시가 심할수록 안구 구조와 시신경 주변에 변화가 생기면서 녹내장에 취약해질 수 있다.

나 과장은 △40세 이상이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사람 △근시가 있는 사람 △안압이 높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정기적으로 시신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건강검진에서 ‘녹내장 의심’이나 ‘시신경 유두 함몰비 증가’ 등의 결과가 나온 경우에도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녹내장은 시력과 안압만으로 진단하기 어렵다. 안저검사와 안구광학단층촬영(OCT)을 통해 시신경의 구조와 두께를 확인하고, 시야검사를 통해 실제 시야 손상의 위치와 정도를 살핀다. 안압과 전방각의 구조 등도 함께 확인해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시신경 회복 어려워…치료 핵심은 안압 낮추기

녹내장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현재 의학으로 다시 되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녹내장 치료는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시키기보다 추가 손상을 막고 남아 있는 시신경을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나 과장은 “현재 녹내장 진행을 늦추는 데 가장 확실하게 입증된 방법은 안압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는 주로 안압을 낮추는 안약부터 시작한다. 안약은 눈 속의 방수 생성을 줄이거나 방수가 빠져나가는 것을 도와 안압을 낮춘다. 녹내장은 만성질환인 만큼 대부분 장기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환자 상태에 따라 레이저 치료도 시행한다. 대표적인 선택적 레이저 섬유주성형술(SLT)은 방수가 빠져나가는 섬유주에 레이저를 조사해 배출을 돕는 치료다. 약물 부작용이 있거나 매일 안약을 넣기 어려운 경우 등에서는 일부 녹내장 환자에게 SLT를 첫 치료로 고려할 수도 있다.

안약이나 레이저 치료로도 안압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방수가 빠져나갈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 안압을 낮추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절개 부위를 줄이고 회복 부담을 낮춘 최소침습 녹내장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무거운 물건들기 등 안압 올리는 행동 피해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보는 행위 자체가 녹내장을 악화시킨다는 근거는 없다.

다만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물구나무서기처럼 머리가 아래로 향하는 자세에서는 일시적으로 안압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녹내장 환자에게 좋지 않다. 엎드려 자는 자세에서도 안압이 상승할 수 있어 녹내장이 많이 진행됐거나 한쪽 눈의 진행이 두드러지는 환자는 수면 자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생활습관보다 중요한 것은 처방받은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나 과장은 “모든 녹내장 환자가 실명하는 것은 아니다”며 “안압을 낮추면서 꾸준히 관리해 나이가 들어서까지 시력을 보존하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약을 넣어도 좋아지는 느낌이 없기 때문에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관리해 더 나빠지는 것을 최대한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력 1.0이어도 녹내장일 수 있다? 안과 전문의 가 강조한 위험 신호 [나정화 한길안과병원 녹내 장센터 진료과장] #녹내장 #녹내장증상 #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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