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가 내년 초 공개할 최고사양 스마트폰 ‘갤럭시 S27 울트라’에 탑재할 퀄컴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 발열에 따른 성능 저하 문제가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이달까지 발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퀄컴에 요청했는데 실패할 경우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가 5년 만에 채택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갤럭시 S27 울트라에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 익스트림(EE) 6세대’를 탑재하기 위한 성능 검증을 진행 중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 익스트림 6세대는 최근 칩 온도가 반복적으로 기준치를 웃돌고 고부하 작업이 지속되면 처리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발열 문제를 퀄컴에 전하고 10월 중순까지 개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퀄컴은 여전히 삼성이 요구하는 수준의 발열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 익스트림 6세대는 퀄컴이 지난달 공개한 최상위 모바일 AP다. 스마트폰에서 이용자의 상황을 인식하고 여러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에이전틱 인공지능(AI)’ 성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갤럭시폰의 핵심으로 AI 기능 강화에 집중하고 있어 퀄컴 AP의 성능과 안정성 확보는 필수다.
하지만 발열로 주요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갤럭시 S27 울트라 탑재가 불투명해졌다. AP가 작동할 때 과도하게 뜨거워지면 기기 보호를 위해 구동 속도를 낮추는 ‘스로틀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장시간 게임을 하거나 AI로 업무를 보는 사용자 경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과 이달 내 발열 문제를 해결하려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이 요구 성능을 충족하면 당초 계획대로 스냅드래곤을 채택하겠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성능 안정성과 양산 일정을 고려해 엑시노스 2700을 대안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
엑시노스 2700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의 2세대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인 SF2P를 활용하는 차세대 AP다. 전작보다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비공개 내부 테스트에서는 퀄컴 칩을 웃도는 성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 2700이 내년 갤럭시 S27 울트라에 채택된다면 5년 만의 복귀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2021년 국내 갤럭시 S21 울트라에 엑시노스 2100을 탑재했지만 당시 발열과 성능 저하 논란을 겪었다. 이어 2022년 유럽에 판매된 S22 울트라에는 엑시노스 2200이 적용됐지만 2023년 S23 울트라부터는 퀄컴 AP만 사용해 왔다. 자체 칩인 엑시노스 시리즈는 국내 출시 모델인 갤럭시 S24·S24플러스,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6·S26플러스에만 채택됐다.
엑시노스 2700이 선택을 받으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자체 AP 공급 물량을 늘리고, 파운드리사업부는 첨단 2나노 생산라인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역시 외부 AP 구매 비용을 줄일 여지가 생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모바일 AP 매입에 7조 4383억 원을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발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양산 일정에 맞춰 엑시노스 2700 탑재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