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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넘긴 석유최고가격제…이번에도 동결

16.10.2026 1분 읽기

중동 정세 악화로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4개월 연속 동결했다. 가격통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까지 예상되면서 정유사 손실 보전을 위한 추가 재정 투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16일 11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은 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며 17일 0시부터 4주간 적용된다. 6월 27일 시행된 7차 최고가격이 11월까지 유지되는 셈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9월 석유류 물가가 전년보다 14.8% 오르는 등 서민 부담이 여전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에 대응해 정부가 올 3월 도입한 최고가격제는 시행 7개월을 넘겼다.

정부가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의 손실 보전을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과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 재원은 총 5조 6497억 원이다. 올 9월까지의 정유사 손실에 대비해 추경에 목적예비비 4조 2000억 원을 편성했고 4분기 손실 보전 사업비 1조 4497억 원은 내년도 예산안에 담았다.

고유가 속에 공급가격 동결이 이어지면 보전해줘야 할 금액도 쌓인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예비비 산정 당시 최고가격제가 없을 때의 추정가격과 최고가격 간 격차가 ℓ당 100원 벌어지면 약 1조 5000억 원의 보전금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높은 원가를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을 정부 재정으로 메우는 구조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이어지면서 고유가도 지속될 조짐이다.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는 데다 예멘 후티 반군도 사우디아라비아의 공항과 석유시설 등을 공격하면서 공급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고유가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달 4분기 브렌트유 평균가격 전망을 배럴당 105달러로 한 달 전보다 14달러 높였다. 정유 업계에서는 누적 손실이 이미 7조~8조 원에 이른다는 추산이 나온다. 정부가 예산에 반영한 재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겨울철 난방 수요는 부담을 더할 변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고유가로 난방유 구매를 미뤘던 소비자들도 겨울을 앞두고 저장 탱크를 채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IA는 올겨울 미국 동부의 경유·난방유 재고가 최근 5년 같은 시기 평균보다 20~30%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난방유 구매가 몰리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

국내에서도 한파가 길어져 난방용 등유 판매가 늘면 보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판매에 따른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구매 물량까지 증가하면 정부가 메워야 할 금액도 불어난다. 실제 보전액은 정유사 원가와 적정 이윤 등을 심사해 확정한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고가격제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중단하고 가격을 제대로 매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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