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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인도에 21조원 통 큰 베팅…글로벌 성장 거점으로

15.10.2026 1분 읽기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인도에 약 155억 달러(약 20조 8000억 원)를 투자한다. 신공장 건설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현지 공급망 경쟁력 제고 등에 자금을 투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집행할 투자 전문 법인도 현지에 세운다. 현대차(005380) 는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은 14일(현지시간) 연산 17만 대 규모의 푸네 신공장 준공식도 열고 새로운 성장 거점의 문을 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3일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개별 면담하고 이 같은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과 신흥국 시장 확대를 견인할 전략 국가”라며 “올해부터 7년간 약 155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네 공장 가동으로 인도에 연 140만 대 생산 체제를 확보했다”며 “안정적인 생산을 바탕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적극 대응하고 신흥국 수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 회장과 모디 총리의 만남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푸네 신공장 준공…“인도에서 새로운 장 여는 자리”

14일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주총리와 슈리랑 아파 바르네 연방 하원의원, 이성호 주인도대사 등 한국과 인도 정관계 인사가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HMIL) 대표이사 등 핵심 경영진이 자리했다.

정 회장은 “30년 전 처음 진출한 인도는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 과정에서 핵심 축이 됐다”며 “푸네공장 준공식은 현대차가 인도에서 새로운 장(章)을 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인도에서 생산)’를 넘어 ‘디자인 인 인디아(인도에서 설계)’, ‘이노베이트 인 인디아(인도에서 혁신)’로 나아가고 있다”며 “(인도와) 함께 투자하고, 혁신하며,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푸네 신공장은 GM이 인도 시장에서 철수한 뒤 가동이 멈춰 방치돼 있던 옛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현대차가 인수해 스마트 제조 거점으로 재구축한 곳이다. 인수 금액을 제외하고 약 1조 원이 투입됐다. 첸나이 1·2공장에 이은 현대차의 인도 내 세 번째 생산 거점으로, 자동차 조립공장뿐 아니라 엔진 공장, 주행시험장, 임직원 교육시설 등을 갖췄다. 부지 넓이는 축구장 166개 크기인 1.2㎢(약 36만 평)다.

푸네공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연간 17만 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현지 전략차종인 소형 SUV ‘2세대 베뉴’를 만들고 있다. 2년 뒤에는 25만 대, 4년 뒤인 2030년에는 32만 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향후에는 하이브리드차(HEV)까지 아우르는 다차종 유연생산체계를 구축한다.

인도 생산능력 100만 대 시대…첸나이는 전기차 전환

현대차는 푸네 신공장 가동으로 현지에서 100만 대 가까운 연간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첸나이 1·2공장의 생산능력은 82만 4000대다. 여기에 기아(000270) 아난타푸르공장(43만 1000대)을 더하면 올해 기준 현대차그룹의 인도 내 생산능력은 연간 142만 5000대에 이른다. 푸네공장의 1단계 확장을 완료하는 2028년 이후에는 그룹의 인도 생산 체제가 연간 150만 대 규모로 커진다.

베뉴 생산을 푸네공장이 전담하면서 기존 첸나이공장은 전기차(EV)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 가운데 EV 비중을 3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생산연계인센티브(PLI) 등 각종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판매 중인 아이오닉 5, 크레타 일렉트릭에 더해 내년 1분기(1~3월) 현지 전략차종인 소형 전기 SUV를 신규 출시한다.

성장하는 시장, 하지만 점유율은 하락

현대차그룹이 인도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인도는 중국을 넘어선 세계 최대 인구(약 14억 7000만 명)를 가진 경제 대국으로, OECD는 지난 9월 인도의 올해 성장률을 7.1%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달 인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0%로 높였다(7월 6.4%). 전체 자동차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457만 대에서 올해 525만 대로 15%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인도는 수입 완성차에 70~110%의 관세가 붙는 만큼 현지 생산 기반이 필수이고, 중동·아프리카와 가깝고 제조 원가가 낮아 신흥국 수출 허브로서의 가치도 높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1998년 이후 올해 9월까지 누적 988만 4960대를 팔았고, 연내 1000만 대 돌파가 유력하다. 다만 최근 시장 지위는 예전만 못하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1~9월 현대차는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47만 1724대를 팔아 점유율 11.8%로 4위에 머물렀다. 판매는 1년 전보다 10.9% 늘었지만 시장 전체 성장률(22.6%)에 못 미치면서 점유율은 13.0%에서 1.2%포인트 하락했다. 1위는 마루티 스즈키(39.5%), 2위는 타타모터스(14.4%), 3위는 마힌드라(13.5%)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판매는 85만 2164대(현대차 57만 1878대, 기아 28만 286대)로, 합산 점유율은 18.7%였다.

R&D·부품·신사업에 투자…투자 전문 법인 설립

현대차그룹은 R&D 분야에서 현지 연구개발 인프라를 늘리고 우수 인재를 확보해 인도 맞춤형 상품과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인다. R&D에는 약 7억 달러가 투입된다. 인도 기술연구소를 통해 인력을 양성하고, 현지 협력업체와의 합작 투자로 부품 현지화율을 높인다. 신규 출시 차종에는 현지화 과정을 거쳐 레벨 2+ 수준의 주행 보조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현지 기업·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TVS모터컴퍼니와 전기 3륜차(i3W) 시제품 개발을 마쳤으며, 2027년 말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자동차 금융, 전기차 충전 인프라, 폐차 재활용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힌다. 새로 설립하는 인도 투자 전문 법인은 그룹 차원의 미래 투자 과제를 발굴하고 조율·집행하며, 현지 파트너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우수 협력사를 발굴하는 플랫폼 역할도 맡는다.

인도 투자금, 현지 국내 협력사에도 온기

현대차그룹의 인도 투자 확대는 국내 협력사들에도 온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기아와 함께 인도에 진출한 국내 부품사는 120여 개에 달한다. 자동차 부품의 대(對)인도 수출액은 지난해 8억 4109만 달러(약 1조 1260억 원)로, 인도와의 무역에서 주요 품목 5위를 차지했다. 정 회장은 협력사 동반 성장과 관련해 “국내 협력사들이 지금 인도에 많이 들어와 있다”며 “인도 측 요청이 현지화율을 높여 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지혜를 짜내 현지화율을 높이고, 협력사도 함께 성공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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