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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적정 경상흑자’ 낮춘 IMF…“원화 절상 압박 수단 될수도”

12.10.2026 1분 읽기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원화 저평가’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MF는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 평가 모형을 개편해 한국의 적정 흑자 규모를 낮춰 잡은 바 있다. 우리나라가 국가 전체 경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달러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는 게 IMF의 지적이다. 환율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경상수지 규모에 비해 원화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발(發) 특수에 따른 일회성 경제 상황과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의 구조적 여건을 동시에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 흑자는 461억 1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468억 1000만 달러였고 1~8월 누적 흑자는 2792억 달러로 불어났다.

문제는 IMF가 평가 모형을 개편하면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를 정조준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IMF가 산출한 한국의 적정 경상수지 수준은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4.7%에서 2025년 3.3%로 1.4%포인트 낮아졌다. 이와 별도로 다른 조건을 동일하게 놓고 모형 개편 효과만 분석한 결과 인구구조 관련 모형 개편이 적정 경상수지 수준을 1.1%포인트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교 대상 26개국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내년 순대외자산 관련 모형 변경까지 반영되면 2026년 적정 수준은 0.74%포인트 더 낮아질 수 있다. 실제 흑자가 늘지 않아도 과도한 흑자라는 평가가 강해질 수 있는 셈이다.

한은은 IMF 모형이 한국의 저축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본다. IMF는 고령층이 은퇴 후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늘린다고 가정하지만 한국은 65세 이상 가구의 평균 저축 성향이 전체 가구보다 높다. 노후 불안으로 저축을 이어가는 한국의 특성이 모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실제 흑자와 적정 수준 간 격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해외투자를 통해 다시 빠져나가는 자본 흐름도 변수다. 8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권투자는 166억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48억 5000만 달러 감소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커져도 해외투자로 달러가 유출되면 원화 강세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에 한은 금융통화위원들도 올해 의사록에서 거주자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함께 반영하는 새 원화지표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8월 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크게 확대되는 흐름을 함께 반영하는 원화지수를 산출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역 비중과 물가를 중심으로 산출하는 실질실효환율만으로는 자본 흐름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MF 모형과 기존 환율지표 모두 한국의 저축 구조와 달러 유출입을 충분히 담지 못하는 만큼 교역과 금융 흐름을 함께 고려할 잣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MF의 평가가 곧바로 제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교역국이 한국의 흑자를 불공정한 경쟁 우위로 해석해 원화 절상을 요구할 때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IMF의 모형 개편은 흑자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한국이 직접 표적이 아니더라도 글로벌 불균형 논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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