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 소비가 줄고 있다. 쌀 소비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식품업계도 더 작은 한 끼를 만들기 시작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5.6㎏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990년대 100㎏을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30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소식·저탄수화물 식단이 확산하고 1~2인 가구가 늘면서 ‘밥 한 공기’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
식품업계는 이 변화를 제품으로 읽어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110g짜리 ‘햇반 부드러운 미니밥’을 출시했다. 기존 210g 표준 용량, 130g 작은 공기에 이어 세 번째로 작은 사이즈다. 소식족·식단 관리·다이어트 중인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으로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라 야외활동에도 편리하다.
소용량 경쟁은 업계 전반으로 번졌다. 오뚜기는 150g ‘작은밥’, 하림 더미식은 140g, 동원F&B는 130g 소용량 즉석밥을 운영 중이다.
수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닐슨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즉석밥 시장 내 130g 제품 비중은 2024년 상반기 9%대에서 올해 상반기 16%대로 1년 만에 7%포인트 뛰었다. 180g 미만 소용량 잡곡밥 매출도 같은 기간 80% 급증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6월 출시한 ‘햇반 라이스플랜 미니밥’은 출시 5개월 만에 판매량 150만개를 넘어섰다. 기존 웰니스 제품인 곤약밥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소용량 트렌드는 즉석밥을 넘어 식품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컬리에서 최근 3개월간 소용량(100g~1㎏) 포장김치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39% 늘어 중·대용량 증가율을 앞섰다. CU가 올해 1월 선보인 ‘꼬마김밥’은 출시 50일 만에 100만개를 돌파했고 미니 사이즈 2종이 아침간편식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소용량화의 배경으로 1인 가구 증가뿐 아니라 건강 관리와 고물가를 함께 꼽는다. 필요한 만큼만 사서 먹는 소비 방식이 정착되면서 ‘적정량’이 새로운 경쟁 기준이 됐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