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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작년의 2.3배 처방 받았다…비만약 오남용 ‘비상등’

12.10.2026 1분 읽기

국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처방이 빠르게 늘면서 위고비와 마운자로 처방 건수가 올해 5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섰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중심으로 원하는 약제와 용량을 먼저 고른 뒤 처방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는 이른바 ‘약 쇼핑’이 확산하는 데다, 더 저렴한 가격을 찾아 일본에서 비만치료제를 구매하려는 ‘스시자로’ 수요까지 늘고 있다.

11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비만치료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완료처방전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올해 1~5월 누적 처방전은 145만 763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처방전 122만 2574건을 5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올해 1~8월 누적 처방전은 278만 9992건으로 지난해 연간의 약 2.3배에 달했다.

월별 처방 규모도 빠르게 증가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합친 처방전은 올해 1월 25만 121건에서 7월 46만 6272건으로 6개월 만에 86% 넘게 늘었다.

증가세는 마운자로가 주도했다. 전체 위고비·마운자로 처방 가운데 마운자로 비중은 올 1월 70.2%에서 8월 86.9%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위고비 처방은 7만 4517건에서 6만 763건으로 18.5% 감소한 반면 마운자로는 17만 5604건에서 40만 4602건으로 2.3배 증가했다.

다만 용량이 높아질수록 처방은 급격히 줄었다. 8월 기준 마운자로 5㎎ 처방은 17만 3340건이었지만 7.5㎎은 3만 8242건으로 77.9% 적었다. 출고가격도 5㎎ 36만 9307원에서 7.5㎎ 52만 1377원으로 뛰는 만큼 가격 부담이 증량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용량 처방은 출시 이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6월 12.5㎎과 15㎎ 처방은 각각 224건, 93건에 그쳤지만 8월에는 2837건, 1909건으로 증가했다. 두 달 만에 각각 12.7배, 20.5배 늘어난 규모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한 접근성 확대도 GLP-1 비만치료제 처방 증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환자가 위고비·마운자로 등 원하는 치료제와 용량을 선택한 뒤 해당 약을 처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대면 진료를 예약할 수 있다. 환자가 제품과 용량을 고르고 이후 처방처를 찾는 방식이 확산하면서 비만치료제가 일반 소비재처럼 비교·선택되는 양상도 나타나는 것이다.

처방 접근성이 높아진 가운데 비용을 낮추려는 수요는 해외로도 번지고 있다. 특히 국내보다 마운자로 가격이 저렴한 일본에서 처방받아 국내로 들여오려는 이른바 ‘스시자로’가 확산하고 있다. 마운자로 최저 용량인 2.5㎎ 한 달분은 일본에서 1만 엔(약 8만 5000원) 안팎에 처방받을 수 있는 반면 국내 가격은 28만~35만 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8월 마운자로 약값을 25% 인하하면서 양국 간 가격 차이도 더 벌어졌다.

실제 해외 반입 과정에서 통관이 보류되는 사례도 급증했다. 관세청이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의 불법 반입을 적발한 사례는 지난해 4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1~8월에는 5030건으로 늘었다. 올해 휴대품 통관보류 사례를 출발 국가별로 보면 일본발이 63.3%로 가장 많았고 중국발이 21.8%로 뒤를 이었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접근성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환자가 특정 약제와 용량을 먼저 정한 뒤 처방처를 찾는 방식이 확산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GLP-1 비만치료제는 단순한 다이어트 보조제가 아니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 만큼 개인별 건강 상태와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해 의료진 판단 아래 적절한 용량을 선택하고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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