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올 들어 30%가량 빠졌다. 고금리가 금의 매력을 갉아먹는 사이 이때다 싶은 투자자들이 골드바를 사들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133.15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1월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5626.8달러)와 비교하면 27% 하락한 수치다.
금 선물 가격은 6월 30일 3955.4달러까지 밀려 5개월간 30%를 잃었다가 8월 25일 4755달러까지 반등했지만 이후 한 달 반 만에 다시 13% 급락했다.
금리 인상이 직격탄이 됐다. 이자가 없는 금은 금리가 오르면 채권·예금 등 이자 자산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 지난달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미국채·달러 쪽으로 이동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대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고유가까지 겹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중앙은행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도 금값을 짓눌렀다.
골드바 판매 3배, 글로벌 금 ETF도 사상 최대
가격이 빠지자 매수 수요가 몰렸다. 지난 9월 국내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291억원으로 2022~2024년 월평균(85억원)의 3배를 넘어섰다. 해외에서도 금 ETF로 자금이 밀려들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실물 금 기반 ETF 순유입액은 310억달러(약 41조6000억원)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저가 매수뿐 아니라 고평가 논란이 커진 미국 증시와 재정 적자 우려가 높아진 미국 채권 대신 금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중앙은행의 월평균 금 매입 규모는 91톤으로 2022년 이전 월평균(17톤)의 5배 이상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 금값 목표치를 온스당 5400달러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 국채금리 상승 기조와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단기 추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