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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국회의원 뺀 공수처 수사…“독립·중립성 침해 우려”

11.10.2026 1분 읽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대통령 등을 제외하는 건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법조계에서 잔뼈가 굵은 한 원로 변호사의 말입니다. 그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공수처 수사 범위를 조정하는 건 자칫 정치 중립성마저 흔들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공수처법 개정이 향후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것입니다.

11일 정치·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대통령, 국무총리와 장관 등 행정부와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등 입법부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검찰청 폐지와 경찰 견제 필요성을 고려해 공수처가 판·검사와 수사관, 경찰만 수사하도록 한다는 취지입니다.

새 형사·사법 체제 출범에 따라 문을 연 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비롯해 경찰을 수사하는 기관으로 공수처를 특화한다는 움직임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공수처 수사 범위 축소가 자칫 고위공직자 수사에 있어 ‘보이지 않는 손’에 영향받는 등 개혁이 아닌 퇴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특히 독립성이 보장된 공수처가 아닌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중수청에 수사를 맡긴다는 점에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성역만 만들 수 있다’거나 ‘정치 사법화만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살아있는 권력에 의해 수사가 좌우될 수 있다는 말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질서 등 유지를 위한 ‘행정 작용’과 죄의 유무를 따지는 사법 작용은 완전 다른 부분”이라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 구조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당시 검찰·법원은 사법부 소속으로 경찰은 내무에 속해 있었다”며 “이는 독립성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 사법 행위와 윗선 통제가 필요한 행정 행위를 구분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후 사법부를 독립시키고, 검찰은 법무부 산하에 둔 것도 같은 의미였다”며 “행정권이 수사·재판에 관여하지 말라는 관념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질서 유지 등 행정 작용과 함께 수사를 함께 하는 경찰과 달리 오롯이 사법 행위만 담당하는 법원·검찰에는 정치 중립·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금껏 이 같은 구조로 유지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그는 “공수처 출범 취지도 같다”며 “하지만 새 형사·사법 체제 출범으로 (산하) 구조가 바뀐 상황에서 공수처 수사 범위마저 조정하는 건 ‘고위공직자 범죄를 성역 없이 수사한다’는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공수처법 제3조(공수처의 설치와 독립성)에 따르면 수사처는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를 독립해 수행합니다. 대통령,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의 사무에 관해 업무 보고나 자료 제출 요구, 지시, 의견 제시, 협의, 그 밖의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반면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중수청법) 제6조에 따라 일반적으로 중수청장과 그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합니다. 다만, 구체적 사건에 대해선 중수청장만을 지휘·감독합니다.

한 학계 관계자도 “고위공직자를 수사하는 데 있어 검찰총장 등을 통해 압력이 행사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즉 검찰에 대한 불신에서 공수처가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사 범위에서 대통령 등을 제외하는 게) 수사 독립·중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중수청은 물론 경찰도 행안부의 하부 조직이자 산하 기관으로 이는 정치 권력이 수사에 개입할 여지가 커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그는 “법왜곡죄와 검찰청 폐지에 이른 공수처 수사 범위 조정 등까지 현 정부가 위장 권위주의(stealth authoritarianism)로 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위장 권위주의는 선거와 법 절차 등 민주주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 제도를 이용해 권력을 공고히 하고, 반대 세력을 제약하는 통치 방식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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