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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지속에 자본잠식까지…온투업 2조 시대 열렸지만 여전히 부실

10.10.2026 1분 읽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온투업)의 대출잔액이 2조 원을 넘어섰지만 정작 주요 업체들의 재무건전성에는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째 적자를 이어가거나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업체들까지 등장하면서 부실 사업자 퇴출과 이용자 보호 장치 마련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온투업계 전체 대출잔액은 2조 30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6% 증가했다.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와 대출이 필요한 차입자를 연결하는 금융업이다. 투자자의 자금으로 대출을 실행하고 차입자가 갚은 원리금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구조다. 기존 P2P 금융이 2020년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으로 제도권에 편입됐다.

문제는 대출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동안 정작 이를 심사하고 관리해야 할 온투업체들의 재무 상황은 악화했다는 점이다. 실제 주요 업체들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수익성뿐 아니라 자본 여력이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온투업체 어니스트AI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11억 7000만 원으로 같은 해 당기순손실 72억 4000만 원에 크게 못 미쳤다. 2024년 말에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5억 5000만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지난해 증자를 통해 이를 해소했다. 외부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감사보고서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체인 머니무브 역시 지난해 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7억 1000만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2억 4000만 원에 달했다. 올해 3월 증자 이후 자본총계가 약 4억 원으로 회복됐지만 자본 여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패스파이낸셜은 2023년과 2024년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가 지난해 감자와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모우다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6300만 원으로 자기자본 유지요건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5월 시작된 저축은행 연계투자에 참여하는 주요 온투업체 6개사(어니스트AI·PFCT·에잇퍼센트·머니무브·모우다·한패스파이낸셜) 합산 적자 규모는 자본총계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연계투자는 온투업체가 차입자를 심사하고 저축은행이 투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들 6개사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 합계는 약 156억 7000만 원인 반면 지난해 당기순손실 합계는 약 304억 원에 달했다. 이후 머니무브의 증자를 반영해도 자본총계는 총 178억 원 수준에 그친다. 이들 업체가 심사·관리하는 저축은행 연계투자 잔액은 올해 7월 말 기준 5082억 원에 달한다.

업체들의 재무건전성 문제는 온투업 관리·감독 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온투업 제도개선 자료에서도 일부 사업자의 내부통제와 경영지표 검증이 미흡하고 부실 사업자의 청산·퇴출 절차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자기자본 유지요건 미달 등 등록취소 사유가 발생해도 신속한 시장 퇴출이 어렵다는 점이 지적됐다. 금융위는 등록 직권말소 근거를 마련하고 폐업 시 이용자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온투업체의 경영 불안이 투자금 회수와 대출 사후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온투업체는 차입자 심사뿐 아니라 원리금 수취·배분과 연체채권 관리까지 담당하고 있는 만큼 실제 파산 상황에서 업무 승계와 채권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지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기관자금의 연계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온투업체의 운영 안정성은 기관투자자와 금융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라며 “대출잔액 증가에 걸맞은 심사·채권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하고 부실 업체의 퇴출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감독 체계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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