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국가유공자 등이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에 따른 손실은 보상하지 않는 현행 법률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헌법소원심판 청구 배경으로 큰 적자 규모를 꼽았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23년 1월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재해부상군경 및 재해부상공무원이 무임수송 대상에 추가됨에 따라 손실액이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손실액은 △2021년 29억 원 △2022년 30억 원 △2023년 34억 원 △2024년 37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최근 5년 사이 최대치인 39억 원을 기록했다.
서울교통공사는 그간 손실 보전을 위해 국가보훈부에 지속적으로 보조금 지급을 요청했다. 국가보훈부는 예산 미편성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7월 국가를 상대로 2024년분 손실액 37억여 원의 지급을 구하는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달 1심에서 기각됐다.
서울교통공사는 판결문을 검토한 결과 항소보다 무임 수송 관련 법령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이번 헌법소원을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구서에서 국가유공자법 제66조 제1항 등이 서울교통공사에 무임 수송 의무를 부여하면서도 운수수입 손실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해 구체적인 규정을 두지 않은 점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공공필요에 따른 재산권 제한 시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한 헌법 제23조 제3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교통공사에만 ‘특별한 희생’을 강요해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청구서에는 국가가 대중교통 운송기관별로 무임 수송 보조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해 헌법상 평등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입장도 담겼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3호선(오금~대화)의 경우 서울교통공사가 운행하는 횟수(299회)가 코레일(107회)보다 약 2.8배 높아 더 많은 공익을 창출하고 더 큰 손실을 부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코레일에만 매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헌법소원에서 대상 법령이 위헌 결정이 날 경우 지난달 확정된 민사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해 무임 수송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65세 이상 고령자 무임 수송 관련 손실액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해 나갈 방침이다.
김태균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국가유공자 등 예우를 위한 무임수송 지원은 국가와 서울교통공사가 마땅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면서도 “하루 수백만 시민이 이용하는 핵심 이동 수단인 지하철의 무임 손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급증함에 따라 안정적·지속적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헌법소원을 계기로 서울교통공사의 어려움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고 공익 창출에 대한 정당한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