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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성장 위해선 레시피 표준화 나서야”

08.10.2026 1분 읽기

라면·떡볶이 등 K푸드의 열풍이 전통 한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단체급식 현장에서 불고기·비빔밥·삼계탕 메뉴가 등장하는 등 한식이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식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124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미란 한식명장은 7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푸드 세계화의 다음 단계는 한식의 표준화”라며 “현지인들이 가정에서 직접 손쉽게 한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레시피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랜 세월 가정과 지역에서 손맛으로 전승돼온 한식의 특성상 일정한 맛을 구현해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누구나 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조리법을 계량화하고 이를 보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명장은 국내 최초로 한식 대량 생산을 위한 레시피 표준화에 뛰어든 인물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인 한복선 한복선식문화연구원장의 수제자로 한식 레시피를 계량화해 대량 생산에 성공했고, 홈쇼핑 방송 초기인 2002년부터 김치·갈비탕·도가니탕 등을 상품화해 판매해왔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사단법인 한식포럼으로부터 2018년 한식대가에 이어 2021년 대한민국 한식명장으로 선정됐다. 그는 한식 조리의 길을 걷게 된 것과 관련 “밀양 박씨 종갓집에서 자라면서 할머니의 조리법을 어깨너머로 배웠다”며 “40대 초반 요리연구가 한 원장을 만나면서 요리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명장이 한식의 표준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해외에서 한식이 소비되는 방식 때문이다. K푸드가 대중화하면서 유튜브와 SNS에는 수많은 한식 레시피가 소개되고 있지만 정작 전통적인 조리법과 동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짜장면’이 중국음식으로 잘못 알려지거나 ‘바오쯔’처럼 한식과는 거리가 먼 음식이 버젓이 한식당 메뉴로 판매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박 명장은 “코로나19 당시 미국에 사는 딸에게 한식 레시피를 보내주면서 이러한 문제를 체감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후 딸에게 알려주던 집밥 레시피를 모아 영문으로 된 한식 요리책으로 엮었다. 그는 “아마존을 통해 출간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최근 전자책도 내게 됐다”며 “현지 한국 식료품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한 95가지 한식 요리법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방법으로는 ‘시즈닝화’를 꼽았다. 분말 형태의 한식 소스와 양념을 개발해 해외 소비자들이 현지 식재료와 섞어 손쉽게 한식을 만들어 먹도록 하자는 생각이다. 박 명장은 “한식 세계화라고 해서 외국에 제품만 파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누구나 한식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문화로 확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김치를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즈닝을 만들어 현지에서 다양한 재료와 섞어 즐길 수 있도록 하면 된다”며 “한식 재료의 시즈닝화는 한식을 현지화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박 명장이 생각하는 한식의 가장 큰 매력은 건강한 식문화다. 그는 “한식을 단순한 수출을 위한 K푸드 상품이 아니라 건강한 식문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해외에서는 건강을 위해 일부러 비건식(채식)을 찾아 먹는다면 채소와 발효음식을 위주로 한 한식은 그 자체가 비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한식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세계에 한식을 알릴 때 이런 본질적인 부분을 제대로 알리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명인을 전면에 내세운 식품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박 명장은 “음식, 요리가 너무 엔터테인먼트처럼 되고 있다”며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이름이 알려진 유명 요리사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음식을 개발한 중소기업 연구원이나 요리사를 발굴해서 알리고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네 음식점을 비롯해 한국의 요리사들이 300만 명에 달한다”며 “우리 주변의 실력 있는 요리사들이 80억 세계인에게 한식을 선보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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