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청각장애인이 식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점자나 수어영상을 제공하는 식품이 1년여 만에 50% 가까이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가공식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제도가 시행된 지 3년 가까이 지났지만 기업의 자율 참여에만 기대고 있어 실질적인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영세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5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시각·청각장애인 등이 식품 정보를 확인하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점자·수어영상을 제공하는 식품은 총 1314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점자 제공 제품은 1069개, 수어영상 제공 제품은 245개였다.
지난해 3월 891개와 비교하면 1년 4개월 만에 423개(47.5%) 증가했다. 특히 수어영상 제공 제품은 같은 기간 101개에서 245개로 144개(142.6%) 늘었다. 점자 제공 제품도 790개에서 1069개로 279개(35.3%)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롯데그룹 계열사 및 사업장이 188개로 가장 많은 제품에 점자·수어영상을 제공했다. 이어 오뚜기 161개, 코카콜라 87개, 오비맥주 82개, 하이트진로 48개, 일화 41개 등의 순이었다.
점자·수어 제공 식품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전체 가공식품을 놓고 보면 여전히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7월 23일 기준 식약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가공식품은 29만 9008건이다. 이를 점자·수어영상 제공 제품 1314개와 단순 비교하면 비중은 약 0.44%에 그친다. 전체 200개 가운데 1개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식품에 점자와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한 식품표시광고법 개정안은 2023년 12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기업의 자율적인 참여에 의존하고 있어 점자·수어 제공 제품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소·영세기업은 점자 표시나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 도입에 필요한 비용과 기술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적극적인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 의원은 장애인의 식품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공공조달 과정에서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사회적 가치로 반영해 기업의 점자 표기 참여를 유도하는 조달사업법 개정안과 식품 점자 표기 기업에 행정적 지원뿐 아니라 기술·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식품표시광고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두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서 의원은 “장애인도 다른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식품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업의 자율적인 참여만으로는 식품 점자 표기 활성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중소·영세기업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책과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