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가 한국산업은행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한 9조 원 규모의 기업 주식을 서둘러 매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예정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산업은행의 HMM·한화오션·KDB생명보험 지분 보유 현황에 대해 “공적자금이 특정 기업에 장기간 묶여있다”며 “정책자금의 선순환 체계를 복원하고 은행 경영 환경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분보유액은 장부액을 기준으로 HMM 6조 6360억 원(지분율 35.42%), 한화오션 1조 5167억 원(15.25%), KDB생명보험 5107억 원(99.69%)이다.
산업은행은 2016년 해운업 불황으로 법정관리 위기에 빠진 HMM(옛 현대상선)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HMM의 최대주주가 됐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은 1999년 대우그룹 해체와 2015년 부실회계 사태 당시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지분을 취득했고 KDB생명보험(옛 금호생명)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예정처는 경영이 정상화된 기업 지분이 민간에 제때 매각되지 못하면서 정책금융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이 2023년 한화오션의 경영권은 민영화하고 지난해 지분 4.2% 매각에 나섰지만 이 역시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예정처는 매각이 지연될수록 신산업 분야로 순환돼야 할 정책자금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예정처 관계자는 “산은의 대규모 지분 장기보유 문제는 현재와 앞으로 집행될 정책금융의 실효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경영환경 전반에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