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 혈당이 정상으로 나와도 안심할 수 없다.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숨은 당뇨’가 증가하면서 공복 혈당 수치만으로는 당뇨를 제대로 잡아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14.8%)이 당뇨병 환자다. 유병자는 533만명에 달하고 당뇨병 전단계 인구(1400만명)까지 포함하면 약 2000만명이 혈당 관리가 필요한 상태다. 성인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2형 당뇨 진료비는 연간 3조2000억원으로 고혈압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2015년 이후 10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공복 혈당 정상이어도 안심 금물…식후 혈당·당화혈색소 함께 봐야
문제는 공복 혈당 수치만 믿다가 당뇨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공복 혈당은 8시간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하는데 이 수치가 정상 범위(100㎎/㎗ 미만)에 들어와도 식사 후 혈당이 급등하는 ‘식후 고혈당’ 상태일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도 공복혈당만을 진단에 사용할 경우 유병률이 14.2%로, 당화혈색소를 함께 적용할 때(14.8%)보다 낮게 나온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식후 2시간 혈당이나 당화혈색소(HbA1c) 검사를 함께 받아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준을 반영해 공복 혈당이 놓치는 구간을 보완한다.
전문가들은 혈당 관리의 핵심으로 식단과 운동을 꼽는다. 식이 측면에서는 흰쌀밥·흰 빵·과자 등 혈당지수(GI)가 높은 음식을 줄이고 현미·잡곡·콩류·채소 위주로 바꾸는 것이 기본이다. 식후 바로 소파에 눕는 대신 10~15분만 걸어도 식후 혈당 상승폭을 낮출 수 있다. 주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뇨에 좋은 식품으로는 혈당 급등을 막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브로콜리·시금치·양배추와 불포화지방산이 들어 있는 견과류,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마그네슘이 풍부한 아보카도 등이 꼽힌다.
생활습관 이외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과도한 음주는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방해해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고, 흡연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든다. 수면 부족도 혈당을 올리는 요인이다. 수면이 6시간 미만으로 줄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해 혈당이 상승한다.
공복 혈당이 정상으로 나왔더라도 비만·고혈압·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고 식후 혈당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