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 일반고에서 지난 학년도에만 800명이 넘는 학생이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 5등급제를 처음 적용받은 1학년이 전체 학업중단자의 60% 가까이 차지했다. 내신 1등급을 받기 힘들다는 판단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의 2026년 ‘행정구역별 학업중단률 및 중단 사유’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학년도(2025년 3월∼2026년 2월) 강남 3구 일반고 재학생 가운데 학업을 중단한 사람은 모두 816명이었다.
강남구가 3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 272명, 서초구 232명 순이었다. 강남 3구 일반고 전체 학생 3만 1552명 중 2.59%가 학업을 중단한 셈이다. 서울 전체 일반고 학업중단자 2884명의 28.3%가 강남 3구에서 나왔다. 강남 3구 일반고 학생 수가 서울 전체 일반고 학생 수의 21.2%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강남 3구에 학업중단자가 집중됐다.
자치구별 학업중단 비율을 살펴보면 서초구가 3.15%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강남구가 2.56%로 2위였다. 이어 종로구 2.38%, 용산구 2.28%, 송파구 2.27% 순으로 3∼5위를 차지했다.
특히 1학년의 학업중단 현상이 두드러졌다. 학교알리미 2026년 공시자료에 따르면 강남 3구 일반고 1학년 학업중단자는 강남 184명, 송파 160명, 서초 129명 등 모두 473명이었다. 강남 3구 전체 학업중단자 816명의 58.0%가 1학년이었다는 의미다. 강남 3구 일반고 1학년 1만 545명 가운데 학업중단자는 4.49%로, 전체 학년 학업중단률(2.59%)의 약 1.7배였다.
2025학년도 고1은 기존 9등급제 대신 5등급제로 개편된 고교 내신을 처음 적용받은 학생들이다.
입시업계에서는 5등급제에서 1등급 기준인 상위 10%에 들지 못한 학생들이 남은 학년에서 내신을 만회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수능 올인’을 위해 학업 중단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상위권 학생이 밀집한 강남 3구는 내신 경쟁이 치열해 이런 판단을 내리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9등급제에서는 1∼3등급의 누적 기준이 각각 상위 4%, 11%, 23%로 나뉘어 있어 한 단계씩 올라가겠다는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며 “5등급제에서는 1등급이 상위 10%, 2등급이 누적 34%까지다. 학생 입장에서는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라가는 장벽이 너무 높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