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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대신 콩·밀 심으라더니”…정부 수매·지원은 줄어든다

04.10.2026

쌀 과잉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농가에 콩과 밀 등을 대신 심도록 유도해온 정부가 내년에는 관련 수매와 지원을 줄이기로 했다. 이들 ‘전략작물’의 재고가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나온 조치다. 정부 정책을 믿고 재배 품목을 바꾸거나 시설·농기계에 투자한 농가에 과도한 부담이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비축한 콩과 밀 재고는 최근 2년 사이 큰 폭으로 늘었다. 콩의 경우 2023년 4만 9400톤에서 지난해 12만 3600톤으로 증가했다. 2년 새 약 2.5배다. 같은 기간 4만 1000톤이었던 밀 재고도 지난해 6만 1200톤이 됐다.

같은 기간 정부 지원을 받아 벼 대신 다른 품목을 심은 면적도 빠르게 늘었다. 여름철 전략작물을 재배해 직불금을 받은 면적은 2023년 2만 5600㏊에서 지난해 5만5400㏊로 커졌다. 2년 만에 두 배를 넘겼다. 지난해에는 작물 중 두류가 3만 2100㏊로 가장 넓었다.

정부는 내년 수매량과 관련 지원 예산을 동시에 줄이기로 했다. 전략작물산업화 예산은 올해 563억 6100만 원에서 내년 421억 2500만 원으로 25.3% 감소한다. 두류 수매계획은 6만톤에서 3만톤으로 반 토막 난다. 밀도 2만8880톤에서 2만톤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지난 20여 년간 쌀 생산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되풀이해왔다. 2003~2005년 쌀 생산조정제에서는 논을 쉬게 하는 방식으로 벼 재배면적 감축을 유도했다. 문제는 이후 사업들을 통해 다른 품종으로의 전환을 지원했단 점이다. 2011~2013년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이 대표적이다. 2018~2020년에는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을 시행했다. 2023년부터는 전략작물직불제를 시행 중이다.

정부가 재배를 장려하는 품목 역시 수급 상황에 따라 계속 달라졌다. 2011년에는 논에서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 지원금을 줬다. 이듬해부터는 콩·조사료·가공용 벼로 대상을 좁혔다. 2018년 이후에는 무·배추·고추·대파 등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품목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전략작물직불제 역시 2023년 두류·가루쌀·조사료로 시작한 뒤 대상을 매년 조정해왔다.

반면 과거 정책이 끝난 뒤 참여 농가의 영농 상황은 따로 추적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과거 생산조정사업 종료 후 농가의 영농 현황에 대해 “별도 조사자료 없음”이라고 답했다. 정부 권유에 따라 바꾼 품목을 계속 재배했는지, 다시 벼농사로 돌아갔는지도 파악하지 않은 상태다.

신 의원은 “정부를 믿어 작물을 바꾸고 시설과 농기계에 투자한 농민에게 정책 변경의 위험까지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생산·소비·가공·정부비축을 하나의 중장기 수급계획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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