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신임 정책실장으로 1일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이 승진 발탁됐다. 후임 경제성장수석에는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임명됐다. 김용범 전 정책실장 사퇴 한 달 만에 청와대 2기 경제팀의 진용이 갖춰졌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하 실장에 대해 “이재명 정부 초대 경제성장수석으로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역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 실장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회정책과 과학기술정책·경제정책이 상호 조화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수석은 실물경제 전문가로 3대 메가프로젝트와 첨단산업 육성을 맡는다. 재정경제부 1차관에는 정통 금융 관료인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발탁돼 성장률·물가·고용과 가계부채, 서민금융 등 경제·금융 현안을 조율한다. 국토교통부 2차관에는 정의경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이 승진해 지역 인프라와 광역교통·물류망 구축을 담당한다. 지방시대위원장에는 박정현 전 부여군수가 위촉됐다.
외교안보 라인도 보강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평화외교특별보좌관으로,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국방정책특별보좌관으로 각각 위촉됐다. 성 수석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지금은 실행의 시간”이라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가받고 결과로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선 절차를 계속 진행하기로 하고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송부할 방침이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친윤 검사’ 주장은 허위라고 일축했다. 2일 출범하는 중수청 초대 차장에는 판사 출신의 전종민 법무법인 케이앤씨 변호사가, 서울지방중수청장에는 최재민 변호사가 각각 임명됐다.
하준경 승진 발탁…‘성장 성과 민생으로 확산’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1일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을 신임 정책실장으로 승진 발탁한 것은 집권 2년 차에도 큰 틀에서 기존 경제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을 경제성장수석,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재정경제부 1차관으로 임명해 산업·에너지와 부동산·가계부채 등 현안 대응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정의경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의 2차관 승진 역시 3대 메가프로젝트와 지역 인프라 구축 등 국정과제의 실행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하 신임 정책실장에게 “경제문제가 가장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면서도 “경제는 어느 정도 안정이 돼가고 이제는 사회정책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도 브리핑을 통해 이번 인사의 방향을 “경제성장의 흐름을 민생 경제로 이어가고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사회정책에 더욱 힘을 실으며 국정 정책 역량과 실행 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경제지표 개선 자체에 머물지 않고 성장의 성과가 서민·중산층의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의미다.
하 실장에게 ‘성장 성과의 민생 확산’이라는 미션이 부여된 셈이다. 성 수석은 하 실장에 대해 “공정 성장과 양극화 해소 등 사회적 현안을 성장 전략에 결합해온 대표적인 학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하 실장은 이 대통령의 ‘부동산시장 정상화’ 구상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온 인물로 꼽힌다. 하 실장 발탁을 계기로 부동산 금융 규제와 보유세 강화 기조가 보다 일관되게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부동산을 비롯한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지목됐지만 이번 인선에서 정책 라인을 사실상 유지한 것은 기조 수정보다 집행력을 높여 돌파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정책 후퇴보다는 속도와 실행력을 끌어올려 성과를 내겠다는 쪽에 무게를 둔 셈이다.
청와대가 앞서 ‘주거·일자리·서민금융’을 집권 2기 3대 사회정책으로 제시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주거가 핵심 사회정책으로 격상된 상황에서 부동산 세제와 금융 규제, 공급 대책을 함께 묶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 조합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문신학 경제성장수석…AI·에너지 등 신성장 실행력
권대영 재경부 1차관…가계부채·금융규제 ‘파이터’
정의경 국토부 2차관…메가프로젝트·인프라 속도전
이런 배경에서 재경부로 자리를 옮기는 권 차관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권 차관은 부동산과 가계부채, 금융시장 현안에서 보다 직접적인 ‘파이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권 차관은 정통 금융관료로 레고랜드 사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시장 불안 국면에서 대응 실무를 맡아왔다.
이 대통령 집권 직후인 지난해 6월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가계부채 대책 등 부동산 금융 관리의 중심에도 권 차관이 있었다. 금융을 통한 수요 억제와 가계부채 안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권 차관은 주택 공급 금융 ‘해결사’ 역할을 자임해왔다. 수요 측에서는 대출 규제를 유지하면서 공급 측에서는 막힌 사업장에 금융을 공급하는 ‘양면 작전’을 직접 수행해온 만큼 재경부로 옮겨 부동산과 가계부채뿐 아니라 성장률·물가·고용과 서민금융을 함께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문신학 신임 경제성장수석 인선을 통해서는 규제 중심의 기조 속에서도 산업과 에너지, 성장 동력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문 수석은 산업·에너지 분야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실물경제 전문가다. 청와대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진두지휘한 경험을 평가하며 3대 메가프로젝트 등 신성장 동력을 빠르게 추진하고 잠재성장률 회복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문 수석은 산업부 차관으로서 지역 산업 연구개발과 제조업의 AI 전환, AI 팩토리 구축 등 산업정책을 직접 지휘했다.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가 대규모 전력과 용수, 산업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산업과 에너지 정책을 함께 다뤄온 문 수석의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방 주도 성장과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인프라 구축은 정의경 신임 국토부 2차관이 뒷받침한다. 현직 국토도시실장을 승진 발탁한 것은 대규모 산업투자를 실제 지역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 도로·철도·물류와 정주 여건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도시정책에 정통한 내부 관료에게 역할을 부여해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