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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이어온 삼성의 ‘문화보국’…이재용 “예술, 함께 나눠야”

01.10.2026 1분 읽기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남긴 문화예술품을 통해 한국 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선보이는 ‘이건희 컬렉션’이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막을 올렸다. 영국박물관에서 42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전시다. 초기 철기 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국보급 예술품과 대표적인 회화 작품을 망라하며 K컬처의 어제와 오늘을 폭넓게 조명한다.

삼성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Korea: 2,000 Years of Creativity)’ 개막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개막 행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은 “저희 가족은 여러 세대에 걸쳐 예술과 문화는 보존하고 함께 나눠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며 “이번 전시가 2000년에 걸친 한국의 창의성과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갈라 디너에 앞서 열린 리셉션에는 영국 왕실의 앤 공주도 참석해 특별전 개막을 축하했다.

영국 정계에서는 존 힐리 재무장관, 카니슈카 나라얀 인공지능(AI) 장관, 올리버 다우든 전 부총리, 그레그 핸즈 전 무역장관, 존 위팅데일 전 문화부 장관, 존 슬링어 주한 영국 무역특사,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대표 겸 한영의원친선협회 의장, 벤 스펜서 한영의원친선협회 부의장 등이 자리했다.

이 회장은 이날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 이 선대회장으로 이어져 온 가족의 문화유산 보존과 나눔의 철학을 소개했다.

이 회장은 “창업회장이 문화유산을 가꾸고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으며, 선대회장은 이를 이어 평생에 걸쳐 작품을 수집하면서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존하기 위해 힘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친인 홍 명예관장은 고대와 현대 작품을 아우르며 컬렉션을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헌신해왔다”고 말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박물관 이사회 의장도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에 기여한 이건희 선대회장과 가족들의 헌신은 과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나아가 미래를 내다보는 나침반이 돼줄 것”이라고 축사했다.

이 회장은 이날 갈라 디너에 참석한 마이크 로 등 한국전쟁 참전용사 3명에게 직접 존경의 뜻을 전했다. 지난 7월 부산 재한유엔기념공원을 찾아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한 앤 공주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한국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는 글로벌 기업·기관 주요 경영진과 교류하며 사업 협력의 접점을 넓히는 민간 외교의 장으로 역할을 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카이 베크만 머크(Merck) CEO, 안드레아스 페허 자이스(ZEISS) CEO 등 삼성전자와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는 주요 기업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이 공동 기획했다. 영국박물관에서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 열리는 것은 1984년 이후 약 42년 만이다.

특별전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총 79건 164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15건이 출품됐다. 특히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폭넓게 조명하기 위해 대구 ‘비산동 청동기’ 등 국보 10건 27점과 보물 13건 23점도 선보인다.

전시는 1부 ‘부와 권력’(Wealth and Power)을 통해 초기 철기 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의 유물과 불교미술품으로 한국의 고대 국가의 정치권력 형성과 발전을 조망한다. 2부 ‘지혜와 아름다움’(Wisdom and Beauty)은 고려시대 불화와 사경, 청자와 금속공예품에 담긴 기술력과 세련된 미감을 표현했다.

3부 ‘배움과 즐거움’(Learning and Pleasure)은 조선시대 유학자의 학문과 수양, 삶의 가치를 살펴보고 조선 후기 회화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공간이다. 마지막 4부 ‘개성과 사회’(Individuality and Community)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영국박물관이 소장한 박수근·김환기·이중섭·장욱진 등의 작품으로 대한제국 시기부터 오늘날까지 격변 속에서 살아온 개인과 공동체를 조명한다.

삼성은 “앞으로도 한국 문화의 가치와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미래 사업 성장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건희 컬렉션’ 해외 순회전은 앞서 미국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워싱턴 D.C.에서 시작된 첫 해외 순회전에는 약 8만 명이 방문해 최근 10년간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가운데 가장 많은 관람객을 기록했다.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열린 시카고 전시에는 워싱턴 D.C.보다 40% 이상 늘어난 약 11만 5000명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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