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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캉이 그냥 두자”는 시민들…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바다로”

01.10.2026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들어온 상어 ‘부캉이’가 13일째 머물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나갈 때까지 지켜보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수온이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30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부캉이 구조 작업이 진행된 친수공원에는 2만 3000명이 방문했다. 부캉이가 처음 발견된 지난 18일부터 29일까지 누적 방문객은 63만 9000명에 달한다. 시민들은 구조 작업을 지켜보며 부캉이가 무사히 바다로 돌아가기를 응원했다.

해경과 소방 당국은 29일 선박 5척을 투입해 수로 안쪽에서 워터펌프로 물줄기를 쏘며 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유도했다. 하지만 부캉이는 깊은 곳으로 잠수하거나 수로변에 바짝 붙어 헤엄치며 물줄기를 피했다.

구조 작업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무리하게 내보내기보다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나갈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공 수로에 장기간 머무르게 두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좁은 수로, 상어가 살기엔 적합하지 않아”

부캉이가 머무는 인공 수로는 길이 1.5㎞, 폭 30∼60m 규모다. 수심은 조수간만에 따라 2.5m에서 4m 정도다. 상어가 서식하는 넓은 바다와 환경이 크게 다른 만큼 장기간 머물 경우 건강이 나빠지거나 폐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윤 군산대 해양생물학과 명예교수는 “부캉이가 머무는 수로는 수심이 낮아 기온이 빠르게 떨어진다”며 “부캉이의 행동도 느려지고 먹이 활동도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층 수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지면 상어가 서식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 될 수 있다. 다음 달 1일부터 전국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수온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캉이는 먹이를 쫓다가 친수공원 수로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수로 양쪽 끝이 꺾인 형태여서 부캉이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로의 수온이 내려갈 경우 육지 쪽부터 온도가 낮아지고 바다 쪽은 상대적으로 따뜻할 수 있다. 부캉이가 따뜻한 곳을 찾아 움직이다 자연스럽게 바다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기대하고 계속 방치하기에는 폐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최 명예교수는 “부캉이가 수로 밖으로 스스로 나갈 가능성과 폐사할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먹이 활동 역시 문제로 꼽힌다. 수로에는 숭어 등 부캉이의 먹잇감이 될 만한 물고기가 살고 있지만, 지금까지 부캉이가 이를 잡아먹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환성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부캉이가 속하는 무태상어는 깊은 바다에서 먹이 생활을 한다”며 “그런 야생동물이 좁은 수로에서 장기간 서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상어가 먹이를 못 먹어도 2주 정도는 살 수 있지만 수온이 떨어지면 못 산다”며 수온 문제를 지적했다.

야생동물이 인공적인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충일 강원대 해양생태환경학과 교수는 “어떤 야생 동물이든 인공적인 환경에 익숙해져 버리면 야생으로 돌아가기 힘들다”며 “더 늦기 전에 수로에서 나가도록 해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해경과 소방 당국은 다음 달 2일 2차 구조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에는 국립수산과학원이 특수 제작한 대형 그물망을 수로에 설치한 뒤 바다 쪽으로 서서히 끌어 부캉이가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당국은 부캉이가 바다로 빠져나간 것이 확인되면 수로 입구를 막아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부산에 나타난 상어, 기후변화와도 무관치 않아

부캉이의 등장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생태계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상어가 해변 공원 수로까지 들어온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인 만큼 해양 환경 변화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 혼획은 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건보다 2.5배 늘었다. 혼획은 다른 물고기를 잡는 과정에서 상어가 함께 잡히는 것을 말한다.

종류별로는 청상아리가 37건으로 가장 많았다. 악상어와 청새리상어가 각각 10건, 무태상어와 귀상어가 각각 5건이었다. 부캉이 역시 무태상어로 추정된다.

대형 상어가 연근해 어업에 특별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양레저 활동을 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동해안에서 대형 상어 출몰이 늘어난 배경에는 수온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맹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동해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의 분포 범위가 확대되면서 대형 상어의 출몰이 잦아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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