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업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카드사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주요 신용평가사에 이어 한국은행마저 조달비용 증가와 자산건전성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각종 규제에 본업인 신용카드 산업마저 둔화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카드사 연체율은 2.34%로 2014년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2년 이후 금리 상승으로 상승 여력이 낮아진 가운데 다른 금융기관들이 신용대출을 줄이자 저신용·저소득 차주들이 카드로 유입되면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카드대출이 주로 저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현금서비스 한도소진율이 오르고 연체율도 상승하는 만큼 자산건전성 저하를 우려했다. 카드사 연체율 자체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건 연체액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부실채권 매·상각을 확대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조달 금리 상승으로 카드채 상환 부담이 늘어난 것도 리스크다. 과거 3%대 중반 금리로 조달한 카드채 만기가 돌아오고 있는데 올해 7~8월 신규 발행금리가 4%대 중반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 규모도 장기 평균 대비 많은 수준인데 금리마저 높아지면서 차환 부담이 점차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도 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률은 다소 개선됐으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 대출 자산의 연체전이율은 2022년 이후부터 줄곧 장기 평균을 웃돌고 있다. 신용카드 7개사의 요주의여신비율도 2025년 말 3.20%에서 올해 6월 말 3.59%로 오르면서 잠재부실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카드사 본업 자체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시장 자체가 포화 상태인 가운데 대체결제수단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도 주된 수익원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아지고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는 등 총자산순이익률(ROA)이 하락세라고 꼬집었다. 간편결제 등 대체 서비스와의 경쟁, 가계부채 관리에 따른 카드대출 취급 제약 등으로 영업자산 증가가 둔화하면 수익확대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익 기반 약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 시 조달비용 증가와 자산건전성 저하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복원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