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는 얼마가 들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한 4인 가족 기준 비용은 19만 6630원이다. 반면 민간 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집계한 비용은 대형마트 기준 39만 7700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4인 가족 차례상인데도 금액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진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aT는 이달 18일 전국 22개 지역의 전통시장 17곳과 대형유통업체 36곳에서 차례상에 필요한 24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했다. 그 결과 4인 가족 기준 비용은 19만 6630원으로 집계됐다.
한국물가정보가 이달 4일 조사한 4인 가족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30만 2500원, 대형마트 39만 7700원이었다. 두 조사 모두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보여주지만 산출 기준이 달라 결과에는 큰 차이가 생겼다.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을 ‘차례상’으로 볼 것인지에 있다. aT는 쌀과 채소, 과일, 축산물 등 24개 품목을 기준으로 삼은 반면 한국물가정보는 36개를 조사했다. 전이나 나물, 과일, 가공식품 가운데 어떤 음식을 포함하는지에 따라 전체 금액도 달라진다.
품목 수뿐 아니라 같은 식재료를 얼마나 담는지, 어떤 규격을 적용하는지도 차이가 난다. 과일의 개수나 중량, 육류와 수산물의 구매량이 달라지면 같은 4인 가족 기준이라도 장바구니 구성과 총비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조사 시점 역시 비용을 가르는 변수다. 한국물가정보는 추석을 약 3주 앞둔 이달 4일 가격을 확인했고 aT는 18일 조사를 벌였다.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제수용품 수요가 늘지만 햇상품 출하와 정부 성수품 공급도 확대된다. 대형마트와 농협의 할인 행사도 본격화하면서 같은 품목이라도 날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조사 시점에 적용된 할인 여부도 금액에 영향을 미친다. aT 조사에서 대형유통업체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7.6% 낮아진 반면 전통시장은 1.6% 올랐다. aT는 정부 할인 지원과 농협의 반값 상차림 행사, 유통업체 자체 할인 등이 대형유통업체 가격을 낮춘 요인으로 꼽았다.
전통시장은 소비자가 실제 부담한 금액과 조사액에 차이가 생길 여지도 있다. aT 조사 가격에는 구매 뒤 돌려받는 온누리상품권 환급 혜택이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달 16~20일 행사 참여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축산물을 구매하면 금액의 최대 30%를 1인당 2만 원 한도로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열었다.
기관별 총액 차이와 별개로 올해 차례상 물가에서는 일부 품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가락몰 등 25곳을 대상으로 6인 가족 기준 34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3개 유통업태 평균 구매비용은 지난해보다 5.1% 올랐다. 채소류가 14.7%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축산물(7.4%), 수산물(6.2%)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가 지난해보다 18.5%, 배가 12.7%, 밤이 15.4% 비싸졌다. 동태살 가격도 20.1% 상승했다. 반면 곶감과 대추는 각각 12.0%, 14.5% 하락했고 송편은 5.9% 낮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