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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와 데이터

24.09.2026

올여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는 3,000년 가까이 전해져 온 호메로스의 고대 서사시를 현대적 감각으로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트로이 전쟁을 마친 영웅 오디세우스는 숱한 고난과 유혹을 헤치며 고향 이타카로 향한다. 그곳에는 오랜 세월 자신을 기다려온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있다. 오디세이는 신과 괴물, 전쟁과 모험이 펼쳐지는 대서사시지만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결국 ‘귀향’이라는 인간 본연의 지향점이 자리하고 있다. 거친 전쟁터를 떠난 한 인간이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을 품에 안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는 긴 여정이다.

수천 년이 흐른 지금도 가족은 여전히 우리 삶의 중요한 출발점이자 마음 편히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다. 다만 가족의 모습과 귀향이 집중되는 명절을 맞이하는 풍경은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추석을 앞둔 이맘때면 “이번 연휴에는 어디 가느냐”는 인사가 오가지만, 고향 집 대신 훌쩍 여행지를 택하는 발걸음이 자연스러워졌다. 친척들과 북적이는 명절 대신 마음 맞는 친구나 또 하나의 가족인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집도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이는 가족의 유대가 옅어진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고 삶을 영위하는 방식이 그만큼 다양하고 풍성해졌음을 뜻한다.

국가 통계가 비추는 우리 사회의 현실도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선명하게 증명한다. 1인 가구는 전체 일반가구의 36.6%를 기록하며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 잡았고, 1·2인 가구를 합치면 세 집 중 두 집에 이른다. 다문화가구와 초고령사회 속 독거 어르신 가구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가족의 규모와 형태의 변화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며 서로를 보살피는 삶의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얼굴이 다채로워질수록 이를 이해하는 방법도 정교해져야 한다. 한 사람의 삶 속에서 소득과 일자리, 주거와 건강, 교육과 돌봄은 결코 따로 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 단편적인 통계 수치만 들여다보아서는 국민 개개인의 복합적인 삶 전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국가통계로 사회 변화를 정확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부처별로 흩어진 행정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그 변화의 배경과 삶의 실상을 입체적으로 살펴야 하는 이유다. 통계가 우리 사회의 현재 좌표를 그리는 지도라면, 데이터의 연결은 그 지도 위에서 국민의 삶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혜안이다.

국가데이터처의 핵심 책무는 바로 이 지도를 한층 촘촘하게 완성하고, 살아 숨 쉬는 데이터가 꼭 필요한 정책 현장에 제때 전달되도록 길을 터주는 일이다.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문 양질의 데이터가 새로운 사회문제를 조기에 발굴하고 민생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쓰이도록 뒷받침하는 것이야말로 데이터 거버넌스의 본령이다.

오디세우스의 험난했던 긴 여정이 결국 가족이 기다리는 이타카를 향했듯, 국가 통계와 데이터가 나아가는 여정의 종착점 역시 언제나 ‘사람’을 향한다. 통계는 시대를 정직하게 비추고, 데이터는 그 속에 흩어진 소중한 삶을 따뜻하게 잇는다. 이번 한가위에는 저마다의 모양으로 살아가는 우리 시대 모든 가족이 통계라는 지도 위에서 빠짐없이 담기고, 그 데이터가 더 세심한 정책과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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